기초연금 수정 사과, “비판 자격없어”- “불효정권”

여 사과속 “정쟁 수단으로 이용말라” 역공 야 “정부는 처음부터 이행의지 없어” 비난

●박 대통령, 기초연금 수정 사과 정치권 반응

기초연금 수정안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의 뜻을 밝힌데 대해 여야는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은 공약 수정을 사과하면서 야당의 정치공세를 비판했고, 민주당은 공약포기를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맞섰다.

새누리당은 공약 이행의 공동 책임을 진 집권여당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럽다는 뜻을 밝혔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26일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 수정안과 관련 “모든 어르신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공약에 대해 함께 책임을 갖고 있는 여당으로서 수혜 어르신에게 모두 드릴 수 없게 된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그러나 이 안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수많은 고뇌가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 같은 결정은 녹록치 않은 재정상황과 기초연금의 지속 가능성, 자식 손자 세대가 져야 할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정부안이 확정되면 국회로 안이 넘어 오다. 국민의 질책을 받을 일이 있으면 겸허히 받고, 이해를 구해야 할 부분 있으면 최선을 다해 이를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기초연금 수정론에 대해 '공약먹튀', '대국민사기극' 이라며 맹공격을 퍼붓고 있는데 대해 “민주당은 '국민사기' 라고 비판할 자격이 없다”며 “민주당은 지난 대선 당시 무분별한 복지 공약을 퍼부은 장본인”이라고 지적했다.

유일호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기초연금 축소를 정부의 불가피한 선택으로 본다면서 미래세대의 부담을 고려하지 않고 공약을 집행한다면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기초연금 공약은 파기되거나 무효화가 된 것이 절대 아니라”며 “야당은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기 전에 자신들의 지난 대선 공약을 돌이켜 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기초연금 공약 후퇴와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대해 “정부는 처음부터 공약 이행 의지가 없었다”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생애주기별 복지공약들, 어린이집부터 경로당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약이 거짓 공약이었다는 사실이 하나하나 확인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공약파기 거짓말정권 규탄대회'를 열고 “박 대통령은 국민의 삶과 직결된 공약들인 4대 중증질환 국가보장, 반값등록금, 고교 의무교육 등 모든 공약을 뒤집고 있다”며 “가히 민생포기 선언과 다를 바 없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민 전체를 달콤한 거짓말로 속인 것과 무엇이 다르냐”면서 “어르신들을 우롱한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은 불효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언주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공약을 발표할 당시에 비해 재정여건이 변화한 것도 아니고, 향후 급하게 변할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불과 몇개월만에 후퇴안을 확정발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복지공약은 지키기 위해 있는 것이고, 그걸 내걸고 국민들의 표를 얻는 것이다. 공약은 최소한 진정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지켜져야 하는 것”이라며 “사정의 변경이 있거나 공약이행에 최선을 다했다면 양해할 수 있지만 재정에 대한 고민없이 내지르고 보자는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새누리당을 향해서도 “민주당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묵묵부답”이라며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상임위는 응하지 않고 민주당만 겁박하는 새누리당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