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삶]취임 200일 맞은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최주환 회장

[더불어 삶]취임 200일 맞은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최주환 회장

“재임중 사회복지기관 법적기반 확실히 다질 것”

  • 승인 2013-09-24 14:06
  • 신문게재 2013-09-25 12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사회복지관 형식의 기구가 우리 나라에 등장한 해는 1906년이다. 원산에 인보관이 설치된 것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그로부터 70년이 지난 후 1976년 22개 복지관이 연합해 한국사회복지관연합회를 설립했다. 지금은 전국에 437개의 사회복지관이 있고, 종사자만도 1만여명을 헤아리는 대규모 기구로 성장했다. 한국의 민간사회복지전달체계에 있어서 최정점에 서있는 한국사회복지관협회는 올해 전국사회복지관전진대회를 최초로 우리 지역 대전에서 개최해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주환 월평종합사회복지관장의 리더십과 추진력이 큰 힘을 발휘했음은 물론이다.

대전에서는 최초로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회장에 당선됐고,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전진대회도 대전에서는 최초로 치러냈다는 점에서 올해는 대전이 한국사회복지관의 최고 중심 정점에 선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에 대전사회복지관협회 회장을 거쳐 지난 2월 전국 경선을 통해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회장에 당선된 후 전국사회복지관전진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최주환 회장을 만나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리더십이 이루어낸 쾌거에 대해 들어봤다.또 사회복지관의 현안과 해법, 후배 사회복지사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최주환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회장님으로 취임후 200일이 훌쩍 지났는데요. 소감이 어떠신지요.

▲회장에 취임한지도 벌써 7개월이 지났네요. 눈코뜰새 없이 너무나 바쁘게 살아서 그런지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흐른 것도 몰랐습니다.

제가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회장으로 취임후 했던 가장 큰 일은 제3회 사회복지관 전국대회를 대전에서 개최한 일이었습니다. 전국 대회는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대규모 행사입니다. 전국의 모든 사회복지관들이 한 곳에 모여 각자의 의지를 밝히고, 교제도 나누는,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최대의 사업입니다. 올해에는 지난 5월22일부터 24일까지 대전에서는 최초로 진행되었는데 전국에서 400여곳의 사회복지관 관장님들과 7000여명의 종사자들이 모여서 성황리에 행사가 종료되었습니다. 이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기까지는 대전시의 협력이 절대적이었습니다. 염홍철 시장님을 비롯한 대전시 관계자분들이 재정과 행정에 이르기까지 아낌없는 지원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대규모 행사인데도 착오없이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보여준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사무처 직원들의 놀라울정도의 봉사와 헌신은 전진대회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사회복지관협회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사회복지관협회는 전국의 437개 복지관의 권익을 대변하는 기구입니다. 각 사회복지관들의 개별적인 이익을 대변하기보다는, 큰 틀에서 사회복지관들이 본연의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옹호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지역회장단 회의를 통해서 지역의 현안을 찾아내고 사무처를 중심으로 원만한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협회에는 기획위원회, 정책위원회, 학술위원회, 교육위원회, 윤리위원회, 홍보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어서 협회의 중장기 전망과 실천 계획을 수립한 후 모든 복지관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6개의 전문위원회는 기획 기능과 실천 기능을 동시에 갖는 실행기구인데 협회 운영에 있어서 매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특히 각각의 전문위원회에는 자문 교수를 영입하고, 객관적인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한국사회복지관협회의 중요한 업무중 하나는 다양한 기업들과의 사회공헌 연계사업입니다. 대규모 후원자들과의 다양한 연계를 통해서 개별 복지관이 하기 어려운 일들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지난 상반기에는 KB금융그룹과 함께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원한 여름나기' 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쳤습니다. 이번 하반기에는 KT&G와 함께 '햅쌀나누기' 행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삼성이나 대한주택보증, 건일제약, 한국암웨이, 스타벅스,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다문화가족지원사업과 탈북자가족지원사업, 장학사업, 주택수리사업 등의 연계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산하에 있는 437개의 복지관에는 1만여명의 사회복지사가 있고, 이들로부터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받는 국민의 수가 연인원 5000만명을 헤아린답니다.

-사회복지관의 현안과 이에 대한 해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사회복지관은 지역 사회에 기반을 두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치된 복지시설입니다. 사회복지관은 법정시설이기는 하지만 근무하는 종사자의 수가 지역마다 다르고, 보수체계도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식이나 재정 형편에 따라 지역마다 상이한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운영 재원마저 많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사회복지관은 3년마다 한 번씩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평가가 사회복지관의 정체성과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이의 개선이 매우 절실하고 시급합니다. 또 3년이나 5년을 주기로 이루어지고 있는 재수탁문제도 가볍게 보아 넘길 수만은 없는 문제입니다.

정리해 보면, 인력과 재정, 그리고 평가와 재수탁문제가 사회복지관의 최대현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의 해결이 그리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지방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복지관마다 다른 원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안을 보는 관점이 다양합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규범적으로 접근해 보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법령의 제정이나 개정을 통해서 이 문제를 풀어보려는 생각을 하고 있지요. 다행히 대전시와 서울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전향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국의 다른 지자체도 같은 자세를 가져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최 회장님이 전국 회장으로 재임하시는 동안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뭘까요?

▲제가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일이 사회복지관의 법적 기반을 확실하게 다지는 일입니다. 쉽게 이루어질 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사회복지관의 운영과 관리에 관한 독립된 법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복지관의 정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통일성도 취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장애인복지관이나 노인복지관과 같은 단종 복지관들은 관련된 법이 명쾌하게 입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종합사회복지관은 사회복지사업법에 어설픈 형태로 입법되어 있는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가칭 '지역복지사업'의 입법을 위해서 노력하려고 합니다.

물론 독자입법이 절대로 용이한 일은 아닙니다. 관련 부서의 협력과 정치권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복지관들의 의견을 모으는 일도 지난한 일입니다. 하지만 사회복지관의 법률적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추진해서 일정한 성과를 반드시 이루어내고 싶습니다.

-선배 사회복지사이자 전국을 대표하는 회장님으로서 후배 사회복지사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텐데요.

▲우리 사회복지사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는 일입니다. 나라는 군인만이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어려움에 빠져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그들에게 벗이 되어 주는 사회복지사들이야말로 이 나라를 지키는 핵심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사회복지사들은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자부심'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자신감'입니다. '갑과 을'의 관계에서 늘'을'로만 살다보니 자신의 주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사회복지사들이 많습니다. 회의에 가면 듣기만 하고, 불만이 있어도 제 때 말하지 못하는 사회복지사들이 많은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현재 근무 여건이 모든 판단의 기준은 아닙니다. 급여와 근무 환경이 아직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꾸준히 개선되어 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당당하게 자신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들 각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의 사회복지 현장은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는데 아직도 헌신과 봉사만을 앞세우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것은 사회복지에 대한 일반인과 사회 전반의 이해 부족때문이기도 하고, 우리 사회복지사들 스스로 자초한 측면도 있습니다. 사회복지사들은 지금까지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자신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저는 사회복지사들의 면학분위기 조성과 업무에 대한 보람과 만족도를 높여주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생각합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많이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대담·정리=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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