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공사 편의 봐주고 '뒷돈' 받은 공무원

충남교육청 직원 등 시설직 공무원 15명 입건… 추석떡값 등 8천여만원 챙겨

충남교육청 직원 등이 건축자재 업체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무더기로 입건됐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23일 금품을 받아챙긴 혐의로 A(55)씨 등 교육청 시설직 공무원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B(55)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공무원 14명은 지난 2008년 9월부터 2011년 2월까지 교실 바닥재 공사와 관련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B씨에게 8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조사결과 B씨는 설과 추석명절 전후로 32회에 걸쳐 현금 7550만원과 상품권 640만원 등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공무원들은 교육청에서 발주하는 학교공사 관련, B씨 업체의 친환경 바닥재가 납품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준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대전·충남에서 친환경 바닥재를 공급하는 업체가 많지 않아 B씨가 거의 독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환경 바닥재는 일반 바닥재보다 가격도 3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루 직원들은 현재 충남교육청과 세종교육청, 경기교육청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B씨가 교육청 직원들에게 현금을 상납한 것을 기록한 '비밀장부'를 확보하며 수사에 착수, 범행사실을 밝혀냈다.

비밀장부 리스트에는 지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1억4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적용된 금액은 8100만원 상당에 불과하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도 일부 피의자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금품을 주고받은 정황이 충분해 24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