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도자 우위시대 오나…거래 활성화 조짐

집주인, 가격 오를까 매물 회수도

주택 소유자들이 시장에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매도자가 우위에 서는 상황이 나타날 조짐이다.

모기지 및 생애최초주택에 대한 혜택에 따라 매매로 눈을 돌린 전세 세입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부터 양도세·취득세 100일 카운트다운=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적용되는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면제혜택은 연말까지로 제한돼 있다.

이에 23일부터 올 연말까지는 100일이 남은 셈이다.

생애최초주택을 마련하는 수요자들에게 적용되는 취득세의 경우에는 계약시점이 아닌, 소유권이전 등기 또는 잔금납부가 기준이어서 수요자들이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

양도소득세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금만 지급하면 그대로 적용을 받을 수 있어 수요자들의 매매를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다음달 1일 선착순 신청이 가능한 1.5% 대출금리의 공유형 모기지 역시 매매 시장으로 전세 세입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의 혜택으로 일단 부동산 매매가 늘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그만큼 문의도 잇따르고 있어 아예 거래가 없었던 지난 여름과는 딴판”이라고 말했다.

▲주택 매도자 우위시대 조짐=부동산 매매시장에 대한 매수희망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오히려 주택 매도자들이 매물을 조심스럽게 거둬들이는 등 매도자 우위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주께 대전 서구 정림동의 20평형대 아파트의 경우, 그동안 매매 시장에 내놓았던 매물을 집주인이 거둬들였다. 이유는 매매 시장 변화를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해당 집주인은 “부동산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매매 가능한 중소형 아파트가 품귀현상을 빚을 것이기 때문에 일단 매매를 하지 않고 시세변화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 그럴 것이 신규 입주 아파트의 경우, 기존 전세 세입자들이 매매하기에는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기존 중소형 아파트로 전세세입자들이 돌아설 것이기 때문이다.

도안신도시와 중구 지역에서 입주가 예상되는 아파트의 경우만 하더라도 2억원의 매매가격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에 세입자들에게는 이들 아파트가 '그림의 떡'이다.

관저동 역시 향후 개발 호재 등을 기대하면서 일찌감치 중소형 아파트는 매매시장에서 사라져버렸다.

매매가 되지 않아 집주인들의 고민이 많았던 올해 초 상황과 달리, 이제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놓고 매매시기를 조율하는 매도자 우위시대가 나타나는 상황이다.

지역의 한 부동산전문가는 “신규 아파트가 공급되고 저금리 대출 상품이 지원된다고 하지만 실제 전세세입자들의 부담은 적지 않다”며 “부동산 시장의 균형을 잡기 위해 꺼내든 정부의 정책이 자칫 또다시 불균형 상태를 빚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