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자체에 대한 신뢰는 어디서 시작되는 것일까.
국민이 동의한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고 중단없이 추진해 내가 낸 세금이 제대로 사용될 때 정책에 대한 '신뢰'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민의 뜻을 반영한 정책과 예산집행이 곧 정부 신뢰와 직결된다고 볼 때 지금은 정부의 정책마저 불신의 대상이 됐다고 볼 수 있다.
가장 가까운 예로, 무상보육에 대한 정책 신뢰도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국민적 요구와 정부의 복지정책에 맞춰 추진된 영유아보육료지원 정책은 정부와 지자체 사이 예산 분담비율을 합의하지 못해 살얼음 위를 걷는 위기감을 주고 있다.
올해 대전시가 보육료 예산으로 752억7000만원을 확보해야 하지만, 실제 예산 확보율은 66.5%(500억2600만원) 수준이고 충남도 역시 보육료 1126억원중 80%(902억7700만원)를 예산서에 편성한 상태다. 양육수당 역시 두 자치단체가 각각 64.7%와 55%를 마련한 수준이다.
국가 복지사업성 정책에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분담비율이 50%에 달해 지나치게 많다는 주장과 함께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분담비율 10%p 하향조정으로는 앞으로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가 추진한 정책에 예산확보 계획이 부실한 탓에 정책의 지속추진 여부까지 흔들리는 상황에 도달한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정책이 중간에 중단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신뢰와 상호호혜 및 관계망이라는 사회적자본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더욱이 앞으로 예정된 학교 무상급식과 무상교육 확대까지 예산 확보 계획이 불투명한 정책이 많다는 점에서 정부와 지자체 사이 갈등은 이제 시작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제라도 정부가 지자체가 정책을 정확히 마련하고 예산이라는 돈을 제대로 쓰면 그 돈 이외의 또 다른 형태의 돈인 사회적 자본이 덤으로 축적된다는 점을 생각할 때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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