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수현 의원(공주)은 2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삼성 측이 특위에 기존 제시액보다 최소 200억 이상 증액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면서 “23일 협의체 회의에서는 피해민이 요구하는 수준에 맞는 보상안이 제시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특위와 삼성 측 협상에서 큰 진전은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특위가 이건희 회장의 증인 출석 검토와 함께 여야 지도부에 활동 시한의 연장을 건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삼성 측에서도 증액을 거론하며 전향적인 자세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또 삼성 측은 특위 활동이 연장되면 정치권 압박이 더욱 강화돼 기업 활동과 이미지 등에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위의 요구대로 23일 회의에서 삼성 측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경우, 답보됐던 피해민 보상에 대한 돌파구가 마련될 전망이다.
지난달 23일부터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오염사고 피해주민의 지원 및 해양환경의 복원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따라서 삼성 측이 합리적인 보상안을 제안한다면 피해민 보상은 한층 발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
삼성 측이 피해민 요구대로 5000억원의 금액을 낼지는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특위와 정치권 등에서 거론되는 금액은 3000억원 수준이다. 더욱이 특위가 오는 30일 활동이 종료되면 대법원 판결 전까지 법적으로 보상받기가 쉽지 않다. 이에 특위 소속 의원들은 23일 회의 결과에 따라 여야지도부에 특위 활동 연장을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박 의원은 “특위 활동 시한을 앞두고, 삼성 측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인 만큼 합리적인 보상안을 기대하지만, 미온적인 태도라면 특위에서는 강수를 둘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위 활동 연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제기된다.
특위 관계자는 “앞서 특위 활동을 두 차례 연장했는데, 다시 연장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다만, 특위 연장은 삼성 측에게도 좋을 게 없는 만큼, 삼성 측이 합리적인 보상안을 제시하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