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고 돈 빼가는 세상' 진화하는 금융사기 막아라

휴대폰 문자·전자확인 추가, 무단이체 예방 ●26일부터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 전면시행

“아들을 붙잡고 있으니 돈을 부치라”거나 대포 통장으로 사용됐으니 은행통장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던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은 이제 옛말이다. 제대로된 은행계좌에서 이체를 했는데도 엉뚱한 곳으로 금액이 인출되는 가 하면, 지인의 돌잔치 초대장인줄 알고 눌렀던 문자메시지만으로도 몇십만원의 금액이 결제됐다는 연락이 온다. '눈뜨고 코베가는'세상이다.

이 같은 보이스피싱과 파밍 등의 전자금융사기가 갈수록 진화하고, 이로 인한 피해사례도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26일부터 '전국금융사기 예방서비스'시행에 들어간다. 구체적인 예방법과 금융사기 예방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본다.



▲보이스 피싱 2006년 이후 4만2197건=보이스피싱은 지난 2006년 6월 최초 출현후 지난 6월말까지 4만2197건이 발생했다. 피해액만 4420억원에 이른다. 보이스피싱은 지난 2008년 8454건으로 정점을 찍은후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지난 해 종합대책이 발표 시행된 후 5709건으로 다소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파밍의 경우 지난 1월 97건 발생해 4억5000만원이 피해를 입은데 이어, 3월에는 170건, 9억1000만원, 5월에는 220건 14억7000만원 등 올들어 지난 7월까지 1263건이 발생해 63억4000만원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을 통한 금융피해가 증가함에 따라 피싱사이트 차단건수도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 2011년 1849건이던 차단건수는 지난해에는 6944건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현재까지 1만3516건이 차단됐다.

▲26일부터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 전면 시행=오는 26일부터 전면 시행되는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는 은행과 증권, 저축은행, 신형, 우체국, 새마을 금고, 농·수협 등 개인 고객이 대상이다.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거나 인터넷 뱅킹을 통해 300만원 이상(1일 누적) 이체시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혹은 OTP)로만 이뤄졌던 현행 방식에 휴대폰 문자또는 전자확인이 추가된 점이다.

금융당국은 공인인증서 부정발급을 제한함으로써 사기범이 피싱이나 파밍 등으로 고객의 금융거래 정보를 탈취하더라도 온라인거래를 위한 타인 명의의 공인인증서 발급이 불가하고, 300만원 자금 이체시 추가 확인 절차를 거치므로 사기범에 의한 무단 이체 피해를 예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말기 미리 지정해야=앞으로 전자금융사기 예방 서비스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이용자는 인터넷 뱅킹을 이용할 단말기를 미리 지정해야 한다. 지정된 단말기의 경우 '추가 인증절차' 없이 기존 방법인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만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단말기를 미리 지정하지 않았다면 공인인증서(재)발급 또는 타행발급 공인인증서 등록시 추가 본인 인증이 필요하다. 본인의 단말기 지정은 휴대폰 문자 인증이나, 전화 인증, 영업점 방문을 통해 가능하다.

금감원은 “본인확인절차가 가능하도록 금융회사 홈페이지에 방문해 등록돼 있는 전화번호 등 고객 정보를 항상 최신 상태로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보안카드 번호 '전체'를 입력하도록 요구하는 사이트는 100%피싱 사이트이므로 금융거래 정보를 함부로 입력하지 않도록 하고, 보안카드보다 인전성이 높은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등 보안매체를 적극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예금인출 사고를 당할 경우 즉시 경찰청(112)또는 금융회사 콜센터에 신고해 사기범 계좌의 지급 정지를 요청해 줄 것”을 주문했다.

오희룡 기자 hu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