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던 직장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지난 6월과 7월 두 달치 임금 중 한 달치 월급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명절을 보내기 위해 사장에게 임금을 달라고 재촉했지만,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 있다.
박 씨는 “당장 내일이 추석 명절인데 상여금은 커녕 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이번 추석은 그렇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2 도장 일을 대행하는 이모(44)씨는 지난 6월 크린품 페인트를 의뢰받고 일을 마쳤지만, 임금은 물론 기타 비용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
의뢰자가 일을 마친 후 임금을 지급한다는 말을 믿었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지급한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이 씨는 “의뢰자의 말만 믿고 일을 진행하게 됐는데 아직도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인건비는 물론 기타 부대비용까지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며“소규모 중소기업에서 돈을 받지 못하면 큰 타격이다. 추석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추석 명절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가족과 함께 즐거운 명절을 보내야 하지만 임금체불 탓에 올 추석은 그리 반갑지 않다.
17일 대전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올 8월 말 현재까지 대전지역은 2353개 사업장에 5494명의 근로자가 188억1100만원의 임금이 체불됐다. 이중 1758개 사업장이 3366명 근로자에게 95억2600만원의 임금을 지급했지만, 2128명 근로자의 92억8500만원은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497개 사업장 8927명 근로자가 216억4900만원보다 감소했지만, 여전히 5000여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
지역의 임금체불 감소와 달리 전국적으로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지난 7월 말까지 조사한 체불임금은 전국적으로 7105억원(6460억원, 이월 64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7% 늘었다. 업종별 별로는 제조업이 32.3%로 가장 높았고, 이어 건설업(22.5%), 서비스업(12.7%), 도소매업(11.3%) 등의 순으로 임금체불이 높았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30명 미만이 42.5%로 가장 많았고, 5명 미만 사업장은 22.3%로 나타났다.
대전고용노동청 관계자는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기업들 또한 경영사정이 좋지 않다. 그러다 보니 해마다 임금체불이 증가하고 있다”며“임금체불은 지역 노동계의 큰 숙제다. 정부차원에서 악덕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한 강력한 형사처벌과 함께 행정조치가 마련돼야 이 같은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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