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할 일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공부를 더 해야 하고요, 일단 올해 말에 토픽 한국어 능력 시험, 내년에 하반기에는 대입 검정고시를 응시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간만 허락해 준다면 다른 실용적인 자격증도 따고 싶네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컴퓨터라든가 한자 영어를 배우고싶어요.
-본인의 목표를 위해서 다른 길로 가지 않고 공부를 하겠다는, 그 마음이 대단해보입니다.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도, 공부를 택했다고요?
▲지인들이 저에게 일 할 기회를 여러번 주셨는데 그 기회들을 놓치는게 쉽지 않았어요. 저도 돈 벌고 싶죠. 하지만 저한테 지금은 배워야할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시어머니께서 연세가 많으신데도 불구하고 농사 일에 항상 바쁘세요. 시어머니를 지켜보면서 저도 시어머니가 계실 때 시어머니에게 살림을 잘 배우고 싶어졌어요. 그리고 아내와 엄마 역할에 더 충실하고 싶었거든요. 준비 단계가 끝났을 때 돈을 벌어도 늦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오신지 몇 년 되셨어요? 한국 생활이 어떻세요?
▲저는 한국에 온지 6년이 되었습니다. 저희 집은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바빠요. 새벽에 일어나 일 하고 점심 때는 뜨거운 해빛을 피하기 위해 잠깐 휴식을 취하고 저녁 8시에 일을 마칩니다. 바쁘긴 하지만 수업이 있는 날에는 꼭 챙깁니다, 신체적으로는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그 바쁨을 즐기고 있습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어떤 꿈을 갖고 왔나요?
▲결혼하기 전에 저의 꿈이 선생님도 아니고 의사도 아닌, 그냥 그저 나만의 행복한 가정을 꾸미는 것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단 한순간도 행복하지 않은 우리 집에서 도망쳐 나오고 싶어서 국제결혼을 택했고 그래서 우리 신랑을 만나게 됐습니다. 그런데 막상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보니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제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이 우물 안 개구리더라고요. 그래서 공부해야 하겠다고 맘먹었죠. 그 꿈을 이루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땅에서 잘 적응 될 때 가장 도움을 줬던 사람이 누구였나요?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시댁식구들이죠. 무뚝뚝하지만 늘 묵묵히 제 곁에서 지켜주고 늘 제 편 들어준 신랑,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있어서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겨낼 수 있었고 시어머니,시누이들과는 애초에 고부갈등 같은 것이 왜 없겠어요? 그러나 그 시기만 지나면 이해해주고 정도 들고 가족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아무리 생각해도 현재 이 삶이 만족스러운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 줄 수 있는 것,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운전해서 아이들 데리러 가는 것, 한국 부모처럼 당당하게 아이들과 운동회에 참여하는 것, 이런 일들은 아주 사소한 일들이지만 2~3년 전만 해도 저한테는 불가능하다 생각됐던 것들입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특별한 방법이라도 있나요?
▲저도 친구들만큼만 배웠습니다. 특별한 방법은 없고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수업만 들었던것 같아요. 선생님들의 관심과 격려 덕분에 저에게 새로운 꿈이 생겼어요.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고, 사회봉사를 하면서 자랑스러운 아내 당당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현재 사회복지사가 될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먼 곳에서 한국 땅을 향해 오는, 같은 이주여성 후배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한 마디 해주세요.
▲사람이 꿈이 있어야 어떤 어려움 속에도 살아남을 수 있고 자기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후배들이 꿈을 잃지 않고 도전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자기에게 무엇을 필요하는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지 못하는 분들은 하루라도 빨리 찾아서 즐거운 삶을 살기를 바래요.
더기 다문화 명예기자(몽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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