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죄인가]“매관매직 등 교육제도 근간 위협”

  • 사회/교육
  • 법원/검찰

[왜 유죄인가]“매관매직 등 교육제도 근간 위협”

재판부, 문제유출·돈거래 직접지시 인정… 뭉칫돈·녹취록 등 5가지 근거

  • 승인 2013-09-04 18:16
  • 신문게재 2013-09-05 5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김종성 교육감 유죄 확정

충남교육청 장학사 비리 관련, 재판의 핵심은 김종성 교육감의 직접 지시 여부였다.

김 교육감은 범행을 주도한 김모(50) 전 장학사와 노모(47) 전 장학사가 스스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두 전 장학사는 교육감의 지시에 따랐다고 항변했다.

김 교육감이 직접 지시했다는 유일한 증거는 김 전 장학사의 진술밖에 없었다. 6개월여 진행된 재판 내내 두 주장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히 맞섰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재판부는 김 교육감의 직접 지시를 인정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우선 김 교육감이 빼낸 검ㆍ경의 수사상황을 근거로 들었다.

김 교육감이 공주대 교수를 통해 수사상황을 빼내 김모, 노모 전 장학사에게 대응하도록 알려준 건 김 교육감이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두 번째는 김 교육감이 장학사에게 건넨 9000만원의 용처다.

아무리 측근이라도 장학사가 교육감에게 9000만원의 돈을 요구하기는 어렵고, 이는 교육감인 이들을 회유하고 문제 유출 대가로 받은 돈을 돌려주기 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를 교육감이 범행에 깊이 개입했다는 정황으로 봤다.

세 번째는 녹취록이다.

증거로 인정된 녹취록의 내용과 태도를 보면 김 교육감이 범행을 시인하고 체념하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감의 심복인 김모 전 장학사가 교육감을 범행에 끌어들이기 위해 녹취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네 번째는 대포폰 사용이다.

교육감이 자신의 전화를 놔두고 차명폰, 속칭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는 것이다. 김 교육감이 지시하지 않았다면 김모 전 장학사가 수사착수 등의 상황을 대포폰으로 보고하지 않았을 것으로 봤다.

마지막으로, 김모 전 장학사로부터 수사사항을 보고받고 질책하지 않은 이유를 들었다. 교육감이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면, 교육감이 직접 나서서 자체 감사 등 진상 규명을 위한 노력을 해야 했는데, 하지 않았다는 건 범행을 직접 지시했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문제 유출 대가로 돈을 수수하는 등 장학사직을 매관매직해 개인적 이익을 추구한 행위로, 교육제도 근간을 위협하는 매우 중대한 범죄”라며 “증거인멸 시도와 수사대상자들에게 진술 번복을 요구하는 등 정상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