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한달간 86건, 음주운전 경계령

지역특성 반영 단속자제로 잇단사고… 세종署 매일단속 방침

세종시에 음주단속 경계령이 발동되면서, 최근 음주운전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되고 있다.

출범 초기 택시 및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불편과 술값을 호가하는 대리운전비 등 특성을 반영해 단속을 자제했지만, 올 들어 사망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이 같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4일 세종경찰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지역 음주 사망사고는 모두 5건으로 모두 6명이 사망했다.

지난 5월 고복저수지 부근에서 A(82)씨가 음주 후 오토바이를 몰다 밭으로 추락해 숨진 뒤, 지난달 11일에는 국도 1호선 상에서 음주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8시50분께 연기면 연기리 국도 1호선을 지나던 B씨 소형차 뒤를 C씨의 외제차가 만취상태로 들이받으면서, B씨와 아이가 크게 다쳤고 뒷좌석 동승자 D씨가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간 채 숨졌다.

세종서는 지난해 출범 이후 세종시 초기 특성상 음주단속을 자제했다.

택시와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고, 대리운전비가 술값 못지않게 부과되는 등의 상황을 감안했다.

또 국도 1호선과 유성~세종 연결도로 내 차량속도가 최소 80km/h에서 최대 160km/h에 이르는 등 단속에 어려움도 고려했다.

다행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음주 사망사고는 사실상 미미했다.

하지만 올 들어 이 같은 사고가 잇따르면서, 지난달부터 단속을 전면 강화했다.

단속결과 음주 적발은 그동안 잠재된 현황을 반영하듯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해 7월 세종서 출범 후 총 적발건수는 정지 198건과 취소 298건 등 모두 496건. 통상 정지 건수가 많은 점을 감안할 때 타 시·도와 다른 경향을 나타냈다.

시기별 적발비중을 보면,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36.7%, 올 1월부터 6월까지 38.9%로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지난 7월에도 전체 7.05%로 이전 추이를 벗어나지 않았다.

음주 사망사고 지속 발생 후 매일 단속에 나선 지난달에는 가히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정지 47건, 취소 39건 등 모두 86건으로, 지난 1년간 최고치를 기록한 5월의 50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1년 2개월간 전체 건수 대비 비중도 17.3%나 차지했다.

주로 건설노동자들이 일을 마친 후 뒷풀이를 가진 후 적발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일부 농가에서 일상적인 참 시간에 반 주 한잔을 하다 걸린 사례도 있고, 정부부처에서는 음주 사고로 일부 적발된 공무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서 관계자는 “세종시 초기 특성상 적발된 농민과 건설 노동자들의 반발이 크다. 일부 정부부처 공무원 중에서는 직위를 내세워 강하게 대응을 나서는 경우도 있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지만 빈번한 음주로 사망사고 증가를 가져오고 있어, 연말까지 매일 단속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