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영 시인ㆍ계간문학마당 편집장 |
곡식의 추수 후에 배불리 먹고 놀며 이웃끼리의 화목과 친밀함을 더욱 돈독히 다지게 되는 계절, 이미 선조들은 노동과 여유를 충분히 누려 오고 있었던 것이다.
대덕구와 함께하는 지역 주류 업체인 모기업에서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계족산 프로그램인 마라톤, 숲속음악회, 맨발축제, 뻔뻔클래식, 북콘서트 등은 한해의 반이 지난 시점에서 돌이켜 보면 문화적으로 산이 주는 맑은 공기와 건강함이 함께하는 참으로 인상깊은 프로그램이다.
이와 같이 문화와 예술을 바탕으로 한 지역업체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빚어진 다양한 콘텐츠의 구현을 보면 그 가능성에 있어 의미심장한 맛이 있다. 뿐만 아니라 대전문인협회에 문학상을 제정하여 매년 수여하고 장학금을 지급하는 업체 또한 그 기업정신의 이면에 인문학에 대한 절실함이 배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마인드의 실천이라는 점에서 볼 때 경쟁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은 충분히 타 기업의 모범이 된다고 하겠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눈에 띄는 것이 두 기업이 모두 주류 업체라는 점에서 호감을 더해 준다.
더불어 함께 하는 사회를 위한 필자의 소심한 제안 한가지,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과 장애인을 위해 문화적, 인문학적 접근으로 출발하는 의미에서 계족산 산책로를 휠체어로 이동하는 휴먼 프로그램과 그들을 위한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작은 음악회를 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문학상을 제정하여 장애인들의 다양한 문학적 욕구를 맘껏 펼칠 수 있는 참여의 광장으로 초대하는 것은 어떨까.
어울림의 조화와 가치가 이루어지는 사회, 복지와 인문학의 실현으로 희망이 현실이 되는 행복한 문화를 기업의 모토로 삼길 바란다.
李白(이백)의 將進酒(장진주-잔들어 권하노니)의 한 대목이다. “인생에 뜻을 얻었을 때는 모름지기 즐길진저, 그대의 잔이 저 달을 헛되이 대하게 하지 말라! 타고난 재주는 반드시 쓰임이 있을 것이며 돈이란 흩어졌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것” 음악과 좋은 음식이 귀하기보다는 함께 하는 우정에 오래 취해서 쉽게 깨어나지 않는 시민들의 모습에 즐거워하는 기업인이 이 지역에 많았으면 좋겠다.
특히 인문학에 바탕을 둔 문화예술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의 배출과 기획으로 해가 묵을수록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는 현실적 진화가 절실한 실정임은 몹시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처럼 노력하고 있는 지역기업에게 박수를 보낸다.
기업정신은 부의 축적에 대한 마인드와 가치실현, 그리고 나눔 정신의 근간을 이룬다. 지역민들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아울러 명쾌한 생각과 실천을 통해 기업 스스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문화와 복지, 사회적, 개인적 생활의 과제들을 의식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과 발전이 요구되는 현실이다. 아울러 한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능력과 타인의 행위방식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으로 극대화되어 기업정신이 곧 국가 지표로 표현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