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특별시]대전, 최고의 특허 인프라… 지역대학 성적은 바닥

[특허특별시]대전, 최고의 특허 인프라… 지역대학 성적은 바닥

전국 10개 거점국립대 중 충남대 국내특허 최하위권 대덕특구 미활용 건수도 84% 달해

  • 승인 2013-09-02 14:11
  • 신문게재 2013-09-03 9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대전, 특허특별시로 가는 길을 묻다] 1. 알맹이 없는 특허출원 1위 대전

▲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17개 정부 출연연 원장들이 공동기술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있다.
▲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17개 정부 출연연 원장들이 공동기술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특허분쟁에서 알 수 있듯이 특허 한 건에도 몇조 원대의 소송액이 오갈 수 있다는 점에서 특허의 중요성은 나날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인 '창조경제'가 화두로 주목받으면서 특허를 포함한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창조경제의 사전적 의미인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 냄으로써 이룩되는 경제부흥'을 통해 특허는 창조적이고 새로우면서도 진보된 기술 아이디어에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미래 먹거리를 창출한다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에는 특허, 실용신안, 상표, 디자인 심사 및 심판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특허청과 산업재산권 관련 특허분쟁을 해결하는 특허법원이 위치해 있다. 또 대덕특구 정부 출연연구기관들이 위치,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특허 출원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최고의 특허 인프라와 달리, 지역 대학에서의 특허출원 실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속에서 한남대와 한밭대 등 대전권 대학들이 대학기술지주회사 설립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들 대학들이 추진하고 있는 대학기술지주회사의 설립 취지, 방향 등을 심도있게 논의하는 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보는 국내 최고의 특허관련된 산·학·연·관을 연계시켜 세계적인 특허의 메카로 대전을 부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최고의 인프라, 초라한 성적=대전에는 특허, 실용신안, 상표, 디자인 심사 및 심판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특허청과 산업재산권 관련 특허분쟁을 해결하는 특허법원이 위치해 있다. 또 대덕특구 정부 출연연구기관들이 위치,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특허 출원에 매진하고 있다.

올 초 특허청이 발간한 '2000-2011 한국 특허동향'에 따르면 국내 41개 국가산업단지에서 특허출원이 가장 많은 곳은 대덕특구로 6만 2789건에 달했다.

그러나 특허청, 특허법원, 대덕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이라는 최고의 특허 인프라와 달리, 지역 대학에서의 특허출원 실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지역거점대학인 충남대의 국내외 특허 출원건수는 전국 10개 거점 국립대 가운데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지난 2010년 11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와 충남대에 따르면 10개 거점 국립대의 국내 특허출원 건수를 분석한, 결과 서울대가 754건으로 가장 많은 것에 비해 충남대는 175건으로 서울대의 23.2%에 불과했다.

또 부산대 258건, 경북대 254건, 전남대 246건, 강원대 186건, 전북대 179건으로 뒤를 이으면서 충남대는 7위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 특허출원 건수에서도 12건에 불과한 충남대는 169건을 출원한 서울대의 7% 수준에 그치면서, 10개 거점국립대학 가운데 9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실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대덕특구내 출연연구기관 10개 기관의 미활용 특허비율은 84%로 5634건에 달했다. 즉,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취득한 특허 10개 가운데 8개는 전혀 활용되지 않는 소위 '장롱특허'인 셈이다.

이런 상황은 대학 특허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1년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 국감자료에 따르면 '4년제 대학 특허 및 기술이전 현황(2007~2009년)'자료에 따르면 149개 대학이 3년 동안 3만366건의 특허를 출원했지만 이 가운데 기업 등에 기술이전 된 것은 약 10%(3463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특허 10개 가운데 9개는 전혀 활용되지 않고 있는 꼴이다.

▲전세계는 특허전쟁 중='특허괴물'(NPE·생산시설을 갖추지 않고 개인이나 기업의 특허를 사들여 소송·관리를 통해 수익을 얻는 특허관리전문기업)은 세계적으로 220여개 활동 중 이다. 대표적인 업체가 미국의 '인텔렉추얼 벤처(IV)'가다. 인텔과 MS가 주도하는 이 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자신들의 휴대폰 특허를 사용하고 있다며 수천억원의 사용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KAIST 등 국내 주요 대학 교수들을 상대로 특허협력 계약을 체결하는 등 특허 출원이 가능한 기술과 아이디어 260건을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괴물의 폐해가 급격히 증가하자 미국에서는 피해를 받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공익특허연합을 결성하고 공공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미 의회 역시 특허괴물이 특허제도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새로운 법률안 제정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내년 1월부터 회원국 25개국(스페인, 이탈리아 제외)에서 동일하게 권리가 미치는 공동체 상표법과 공동체디자인법을 통해 하나의 상표권, 하나의 디자인권을 부여할 방침이다.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결국 산업이 앞선 국가들은 치열한 특허전쟁을 치르거나 준비하는 셈이다.

우리나라 특허청은 외국의 특허괴물에 대항하기 위하여 국내외 기업·연구소·대학 등이 보유한 유망특허를 매입, 보강하여 고부가가치화하는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 등 특허신탁회사를 출범시켰다.

▲대전을 중심으로 하는 특허전략 '시동'=지난 7월 1일 미래창조과학부소속 17개 정부 출연(연) 원장들은 지난 1일 대전 리베라호텔에서 공동기술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출연연 공동기술 지주회사는 총 자본금 530억원 규모로, 올해 53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후 2014년 262억원, 2015년에 215억원을 추가로 출자하기로 했다.

출연(연) 원장들은 성과확산전담조직(TLO, Technology Licensing Office)의 인력과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TLO 조직을 재정비해 2015년까지 독립형 성과확산 전담조직으로 개편하는 등 기술이전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기획부서 내부의 소규모 부서로 운영했던 TLO 조직을 정규직 전담인력을 2012년 140명에서 2015년 232명으로 확충(66%)하고, 전담인력 중 변리사·기술거래사 등의 전문인력 비율을 2012년 56%에서 2015년 76%로 높일 계획이다.

또한 우리나라 특허청은 대학 졸업자 또는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지식재산 관리인력 양성 과정'을 시행하고 있다.

이 과정은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수준의 지식재산 교육으로 중소기업에 취업을 알선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충남대 산학협력단은 이 사업에 선정돼 대전시 서구청과 협력, 특허관리사 양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반값 등록금' 이슈로 대학들마다 등록금 외에 수익 창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학마다 자체 수익사업을 위해 도입한 기술지주회사 설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2008년 '대학이 가진 기술을 상용화 한다'는 취지로 산학연 협력 기술지주회사가 첫선을 보인 이후, 16개 대학에 설립, 자회사 70여개가 만들어졌지만 일명 '대박'난 곳은 없다.

이런 상황속에서 한남대와 한밭대 등 대전권 대학들은 올해 안으로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가시화한다는 입장이다. 기존의 대학 기술지주회사와 달리 대전권 대학들이 특허청, 특허법원, 대덕특구 등의 최고 특허 인프라를 활용해 특허의 메카로 대전이 부각될 수 있는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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