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위의 자동차가 쌩쌩 달리기 위해서는 막힘없이 뻥 뚫린 길이 필요 하듯,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다. 우리몸속 구석구석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액이 잘 흐르기 위해서는 잘 뚫린 혈관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잘못된 식습관, 흡연, 스트레스, 과로 등 다양한 원인들이 혈관질환을 일으키고 있다. 혈액이 원활히 움직이는 가운데 어느 한곳이라도 막혀 제대로 순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소리 소문 없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지금 건강하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혈관질환. 다양한 혈관질환에 대해 건양대병원 심혈관센터 배장호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 배장호 교수 |
▲혈관질환이란=혈액순환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기본적인 운동이다. 이러한 혈액순환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관에 이상생기면 정상적인 활동 못하기 때문에 건강한 삶과 직결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혈관질환이란 무엇이고 어떤 종류가 있을까?
또한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질환들이 혈관질환을 잘 일으키게 하는 위험인자가 된다. 이외에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상태인 고지혈증, 흡연, 가족력, 비만인 경우 호발 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제일 큰 위험인자는 고혈압이다. 고혈압은 혈액순환을 막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모든 생활요법 등을 잘 지켜도 혈압조절을 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혈관질환의 증상=혈관질환은 하루아침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꾸준히 오랜 시간에 걸쳐 나타나며, 심장을 포함한 우리 몸 모두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아주 다양하다.
우선 심장에서부터 나타나는 증상은 대표적으로 가슴통증이 있고, 어떤 경우에는 통증 없이 등산할 때 숨이 차는 증상도 있다. 또한 애매한 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특히 배가 아프다거나 턱이 아픈 경우, 어깨가 아픈 경우도 있는 등, 개인차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심장내과가 아닌 치과, 정형외과, 심지어는 내시경 검사를 할 시에 심장병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상기의 경우는 심장혈관에 혈액순환이 나타나지 않아서 생기는 증상이고 때로는 혈관질환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고혈압이 있는데 약을 3~4가지 복용해도 혈압조절이 안 되는 경우, 성인병이라고 불리는 고혈압이 아주 어린 초등학교 혹은 중고등학교 학생일 때 생기는 경우 등이다. 또한 걸음을 많이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다리가 저리거나, 발바닥 쪽으로 피가 많이 안가면 발가락색이 변하고, 심한 경우 조직이 괴사되어(썩어)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혈관질환 가장 기본 치료는 약물치료=혈관질환의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법은 약물치료이다. 혈관질환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에 대한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말하며, 약물치료를 하는데도 가슴통증이 지속되고 호전이 없을 경우에는 혈관을 넓히는 치료를 한다.
이미 많이 알려진 스텐트 시술은 좁아지거나 막힌 혈관에 가느다란 철사를 넣어 풍선을 이용해 혈관을 넓힌 후, 다시 좁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철망(스텐트)을 삽입하는 치료다. 다리 혈관이 막히면 최악의 경우 하지를 절단해야하기 때문에 혈관이 심하게 좁아져있다거나 피의 흐름이 제한되어있다면 반드시 시술해야 한다. 혈관이 꼬불꼬불하다든지 스텐트가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최후의 방법인 혈관이식 수술을 해야 한다.
악성 고혈압은 체질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95%가 특별한 원인 없이 체질적, 혹은 유전적으로 생겨 본태성고혈압이라고 부른다. 100명중 5명은 이러한 본태성 고혈압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결코 적은숫자가 아니다. 신체원인 중 신장혈관이 좁아져 생기는 고혈압이 대표적인데 이는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생길수도 있다. 신장으로 혈액의 유입이 적어짐으로 인해 호르몬 분비가 평소보다 높아지게 되며, 결국 전해질 끌어당기고 수분을 더 흡수하기 때문에 고혈압이 발생하는 것이다. 고혈압만의 문제가 아니다. 원인을 모르고 살아다보면 콩팥 크기가 작아져 콩팥기능이 떨어지고 혈액투석까지 받아야 하는 등 여러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배장호 교수는 “혈관은 최악의 상태가 되기 전까지 묵묵히 일한다. 조금씩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린다”며 “모든 질환이 그렇듯 치료하기 이전에 예방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되었다면 혈관확장술이나 여러 가지 치료로 치료를 해볼 수 있지만 언제나 재발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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