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영세규모 기업과 취약업종들이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근로자들의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근로복지공단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개월 이상 임금이 체불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임금체불생계비융자 신청 건수는 7월 말 현재 2475건(월평균 353건)이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3252건(월평균 271건) 보다 월평균 30%로 증가한 것으로, 어려운 경기 탓에 기업들이 근로자들에게 임금지급을 미루고 있어서다.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은 매달 지출되는 고정비 등 사용해야 될 돈이 없어 한숨만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근 임금체불생계비융자를 신청한 직장인 최모씨는 “월급이 많지 않는 상황에서 임금까지 체불되다 보니 생활이 어려워 정부 지원의 융자를 신청하게 됐다”며 “대출을 통해 상황이 조금은 나아지겠지만, 임금체불이 지속되면 이자부담도 가중될 거 같다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의 임금체불생계비융자 신청 건수가 증가하면서 지원금액 또한 늘었다.
임금체불생계비융자 신청 금액은 7월 말 기준 128억8580만원(월 평균 18억4082만원)으로 지난해 147억3510만원(월평균 12억2790만원)보다 월평균 6억여원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571건(32억7800만원)으로 가장 많이 융자를 신청했으며, 이어 서울 571건(34억570만원), 경남 311건(11억9500만원), 인천 273건(14억6870만원), 경북 147건(6억9250만원), 전북 101건(4억3460만원), 충남(3억8300만원)과 충북(3억670만원)이 각각 72건, 부산 62건(3억3210만원), 대구 60건(2억7940만원), 전남 53건(9670만원), 대전(2억710만원) 39건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최근 조사한 체불임금 현황이 지난해보다 늘어나면서 임금체불생계비융자 신청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말까지 체불임금은 7105억원(6460억원, 이월 64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7% 늘었다.
업종별 별로는 제조업이 32.3%로 가장 높았고, 건설업(22.5%), 서비스업(12.7%), 도소매업(11.3%) 등이 뒤를 이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30인 미만이 42.5%로 가장 많았고, 5인 미만 사업장은 22.3%를 차지했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명절이 다가오는 시기에 신청 건수가 더욱 많다. 추석이 몇일 남지 않은 만큼 신청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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