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이 2차례나 지역공약으로 발표했지만 실천이 묘연하고, 중앙행정정책에 의해 발생하게된 도청이전부지를 '지방의 문제'로 떠넘기는 것에 대한 문제점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우리보다 앞서 도청이전을 한 광주시는 국립아시아문화의 전당으로 국책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형평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2대 걸친 대통령 공약=이명박 전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대전을 찾아 충남도청 부지를 '근현대사 박물관'으로 운영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대전시는 이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맞춰 충남도청사를 국립박물관으로 운영하는 내용을 담은 '국립박물관 등 복합문화공간 조성 기초연구 용역'을 진행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했다.
시는 등록문화재인 충남도청 건물이 역사적인 가치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으로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를 모델로 만들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대전 인근의 공주와 부여 등에 이미 국립박물관이 운영되고 있고, 국립현대미술관 등도 법인화 절차를 밟고 있어 또다른 국립시설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이 전 대통령의 국책사업 제안에 기대감을 걸었지만 당선 이후에는 없었던 일이 됐다.
시는 2011년 말 용역을 통해 문화예술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사업은 국비 4400억원을 들여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에서는 지역 국회의원 등을 통해 이를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게 됐고 통과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부터 지역 공약으로 특별법 제정과 지원 등을 약속했고, 지역 공약으로 확정하는 등 지역민들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 6개월이 지나가고 있지만 실무부서의 확고한 반대입장이 이어지면서 법률안 무산 위기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도는 국책, 충남은 알아서=정부는 특별법 통과 반대이유로 '도청이전 사업은 국가사업이 아닌 지방사업이니 국고지원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도청이전의 원인은 도청소재지와 관할구역 불일치에 따른 것으로 국가의 정책적 판단이 원인이다. 80년간 대전에 있던 도청을 내포신도시로 이전하게 된 원인제공은 국가가 한 것이다.
남겨진 청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부지 매입 등의 절차가 필요하지만, 지자체는 1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을 감당하기에 사정이 열악하다.
더욱이 충남도청사 이전에 앞서 도청 이전을 한 전남도청(광주시 소재)은 노무현 전 대통령 후보자 시절 지역공약으로 제시한 내용이 이뤄져 내년 국립아시아문화의 전당 개관을 앞두고 있다.
광주 아시아문화의 전당은 7984억원에 이르는 국비를 투입해 설치하며, 운영도 문광부 산하에서 운영하도록 하는 등 철저하게 국비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선례는 지역간 형평성 문제로 부각될 수 있는 만큼 정부차원의 빠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민들은 “마지막 남은 해결점은 대통령의 결단을 이끌어 내기 위한 지역 정치권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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