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시금치 등 차례상에 오르는 나물 종류를 비롯해 조기 등 생선류, 사과와 배 등 과일류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다. 지난 겨울 한파와 집중 호우에 이은 폭염 피해까지 잇따르면서 작황 부진 등이 가격 폭등의 주요 원인인 것이다.
추석 제수용품의 가격이 이처럼 상승세로 이어질 경우 자칫 값싼 외국산 농산물의 원산지를 속여 판매하는 행위가 만연되지 않나 하는 우려감도 적지 않다. 따라서 원산지 표시에 대한 철저한 단속 또한 이들 품목의 가격 안정 못지않게 중요하다.
전통을 중시하는 우리 민족은 추석 차례상만큼은 가격이 비싸다하더라도 우리 농산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최근 한 인터넷 쇼핑몰 업체가 회원 1700여명을 대상으로 '추석소비계획'을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의 81%가 '가격과 관계없이 국산 재료를 이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가격 부담으로 대부분 수입 농산물을 사용하겠다'고 응답한 회원은 고작 6%에 불과했다. 고물가에도 불구하고 조상에게 바치는 추석 차례상만큼은 우리 것을 쓰겠다는 이야기다.
관련기관은 추석을 앞두고 전문 인력을 동원해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겠지만 정작 속이려고 하는 상인의 눈속임을 막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단속도 중요하나 상인들에 대한 양심적인 판매를 독려하는 교육을 미리미리 실시하는 것도 외국 농산물의 원산지를 속여 유통시키는 것을 막는 방법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이번 추석에 값비싼 제수용품을 빠짐없이 구매해 차례상을 차릴 경우 적어도 30만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적지 않은 비용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의 추석 제수용품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수급 조절 및 가격 조절에 대한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대형 마트의 경우 제수용품 마진폭을 가능한 줄일 수 있도록 관계당국이 가격조절에 적극 나서야 한다. 즐거운 추석 명절을 명절답게 보내기 위해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능한 줄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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