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대전시장이 임기 10개월을 남겨놓고 빠른 거취표명을 하면서 시의 굵직한 현안 사업 진행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치적 입장 때문에 '위험수'를 두기 어려웠던 사업들이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반면 장기화가 요구되는 사업들은 자칫 동력을 잃고 좌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력으로 해결해야 하는 현안 사업들도 남아있고 임기도 10개월여 남아있는 만큼 '레임덕'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염 시장이 그동안 정쟁으로 시정이 부각되면서 시의 현안을 그르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해왔던 만큼 남은 임기동안 시정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그동안 민선 5기 시정의 가장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던 '도시철도 2호선'의 경우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민선 5기내 결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민선 5기 동안 도시철도 2호선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라는 업적이 남았지만, 논란이 되는 건설방식과 차종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장기 표류 상황이었다.
염 시장이 정치적 거취 표명 이후 정치적 입장 고려없이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 결정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이 정치인이기 때문에 가장 큰 장애를 겪었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대덕특구창조경제전진기지 조성문제도 추진동력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과학벨트 문제는 시장의 정치적 입장과 맞물려 평가돼 왔고, 정치적으로 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혀 정쟁의 대상이 돼왔던 것이 사실이다.
행정적으로는 지역의 가장 굵직한 현안 사업 3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만, 정쟁때문에 지역에서 한 목소리가 나오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지적도 이어져 왔다.
염 시장은 불출마 선언에서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대전시정이 정쟁의 대상에서 어느 정도 자유스러워 질 수 있을 것이고, 개인적으로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없어져 더 힘이 있는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신세계 유니온 스퀘어 사업의 경우 중앙도시계획위원회 통과만을 앞두고 있는 중요한 시기다. 3년여간 끌어온 사업이고, 지역에서는 마지막 남은 대규모 개발 사업인만큼 염 시장의 이번 결단이 사업 현안 해결에 어떠한 영향력을 주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염 시장의 의지와 상관없이 공무원들이 어떤 자세로 사업 추진에 임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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