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찬]고양이 - 신격화(神格化)된 짐승

  • 문화
  • 우리문화를 아시나요

[정동찬]고양이 - 신격화(神格化)된 짐승

[우리문화를 아시나요]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전시개발과장

  • 승인 2013-08-27 14:44
  • 신문게재 2013-08-28 21면
  • 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
최근에 고양이가 식용으로 거래되는 일이 종종 매스컴에 보도되고 있다. 애완견뿐만 아니라 애완고양이도 버려져서 생활에 위협이 되거나 동물보호차원의 문제가 대두되기도 한다. 이쯤에서 우리 선조들이 생활 속에서 고양이를 대했던 한 단면을 되새겨 보자.

고양이는 시골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쥐가 극성했던 시기에 고양이를 기르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쥐가 저장 곡식은 물론 생활 가구 등을 쏠아서 못 쓰게 만들어 놓는 경우가 허다했다. 찬장을 돌아다니며 음식물을 더럽혀 오염시켜 놓기도 하였다. 천장은 쥐의 운동장이라 할 만큼 저녁이면 '다다다~' 소리에 해서 잠을 설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쥐를 잡기 위해 쥐약이나 쥐덫을 놓아보지만 그때뿐이었다. 방안에 들어온 쥐를 잡기위해 애쓰다가 흐뜨러진 모습이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줄거리의 고전소설이 있기까지 하다. 이러한 쥐를 제압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고양이를 기르는 일이었다. 고양이는 개와는 달리 방안에서 기르기까지 하였다. 모래를 담아놓고 고양이가 배설물을 스스로 처리하도록 훈련시키기도 하였고, 어린 고양이가 고기 맛을 알아야 쥐를 잘 잡는다고 하여 고기 맛을 길들이기도 하였다. 이렇게 친근한 고양이였기 때문에 고양이를 먹는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고양이가 죽으면 슬퍼하면서 고이 묻어 주었다. 고양이는 호랑이에 버금가는 짐승으로 여겨졌다. 우리 겨레는 삼국유사나 그 이후의 민담 등에서도 보이듯이 호랑이를 산신으로 매우 신성시하였다. 그 연장선상에서 고양이도 호랑이와 같이 매우 신성시하고 외경스러운 존재로 여겼다. 고양이 고기를 먹으면 “저승으로 못 간다”고 여겨서 매우 신성시하고 보호하였다. 심지어는 고양이가 염력이 있어서 도둑도 잡아준다고 여겨 물건을 잃어 버렸을 때 “고양이 뱅이”를 하면 잃어버린 물건을 찾을 수 있다고 하였다. 특히, 고양이를 기가 센 짐승으로 여겨서 죽은 고양이를 잘못 처리하면 누군가 해를 입게 된다는 믿음도 있어서 함부로 다루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을 저주하는 흑색주술에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어쨌든 고양이는 오래전부터 우리 겨레와 애환을 같이 해온 짐승으로 호랑이와 같은 신적인 존재였다. 호랑이도 생물학적 분류에 의하면 고양이과에 속한다고 한다, 변해가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우리 선조들의 애틋한 고양이 사랑을 한번쯤 되돌아보도록 하자.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전시개발과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