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사례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인사다. 22일 국회에서 가진 민주당의 '박근혜 정부 6개월 평가 기자간담회'에서 전병헌 원내대표는 “윤창중을 비판했는데 김기춘으로 대답했다. 인사 실패를 지적했더니 더 충격적인 인사로 놀라게 한 것”이라고 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불황에 빠진 국내 경제에 불을 지필 수 있는 국정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정부가 처음부터 강력하게 밀고 나오던 창조경제는 여전히 그 형태조차 모호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일련의 경제민주화의 모습들이 보였다는 점이다. 경제민주화 1호 법안인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를 담은 하도급법이 개정된 것을 비롯해 가맹점주의 권리강화 또는 불공정특약 금지 등 관련 법안들이 처리된 점이다.
정치권과의 관계도 녹록지 않다. 국가정보원 국정조사가 마무리되자마자 민주당은 22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장외 천막 투쟁의 강도를 높일 의사를 밝혔다. 김한길 대표도 이날 “박 대통령이 평소에 강조했던 원칙과 신뢰의 정치는 많이 사라져 버렸다”고 혹평했다. 그동안 정치권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오던 태도를 버리고 화해와 포용력으로 끌어안는 것이 시급하다.
대북문제에 있어서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이끌어냄은 물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미납 문제 해결 등은 나름대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한미·한중 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강대국의 지지 확보 또한 긍정적인 국정 운영의 일면이다.
이제 남은 기간에는 과거로 회귀하는 인사가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는 인사,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인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치력 부재를 뛰어넘는 포용력 또한 발휘해야 한다. 야당을 끌어들여 머리를 맞댄 채 민생안정책이 무엇인가를 찾아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15일 광복절 축사에서 박 대통령 스스로 강조한 바처럼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정치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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