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네 탓' 아닌 '내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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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네 탓' 아닌 '내 탓'

  • 승인 2013-08-22 18:01
  • 신문게재 2013-08-23 6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학교(學校)는 배우고 가르치는 곳이다. 지식을 전달하는 교사도 있고 이를 습득하는 학생이 모여 있다.

여기에 교장 교감 등 관리자와 학부모까지 더해 학교라는 '작은 사회'를 이룬다. 모든 사회가 그렇듯 구성원끼리 갈등은 피할 수 없다.

매사 자신의 주장이 관철되기를 원할 뿐 피해자가 되기는 싫어하기 때문이다.

대전 모 특수학교 담임교체 권고 논란도 마찬가지다.

자녀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는 학부모와 결백하다고 맞서는 교사가 갈등을 빚었다.

결국, 이 문제와 관련 학교폭력 자치위원회까지 열렸고 담임교체 권고가 나오면서 학교 관리자와 교사 간에도 불편함이 생겼다.

학생보호가 먼저냐 교권보호가 먼저냐를 두고 이 학교는 꽤 골치를 앓았을 법하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얼마 전 학교 구성원끼리 문제 해결을 위한 중지를 모으면서 논란이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학교 구성원끼리 이번 일이 불거졌던 이유를 '네 탓'이 아닌 '내 탓'에서 찾아봐야 한다.

교사는 넓은 포용심으로 '교육 수요자'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

자신에게 돌을 던진 학생과 학부모라 할지라도 아니꼬운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도외시하면 안 된다.

오해 탓에 학부모가 한때 의심을 했다고 해서 이를 마음속에 담아두고 제자를 대한다면 참된 교사라 할 수 없다. 학부모와 학생은 교사에 대한 불신을 거두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듯이 교사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자녀 발전도 따라오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절대 교사를 가볍게 대하거나 업신여겨서는 곤란하다.

관리자는 객관적 입장에서 이들을 조정하고 화합토록 할 의무가 있다.

한순간 학교가 시끄럽다고 해서 이를 빨리 무마하는 방법을 택해선 안 된다.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과 재발방지 대책이 무엇인지 백번이고 고민하는 것이 맞다. 이런 고민은 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며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가 유지되는 비결은 결국 학교 구성원끼리 서로 존중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한다.

학부모와 학생은 교사를 믿어야 한다. 교사는 이런 믿음 위에서 자신의 교육철학을 마음껏 펼쳐야 한다.

이럴 때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도 밝다.

관리자도 교사와 학부모 학생 가운데 한쪽에 치우치지 말고 모두를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

학교 구성원끼리 서로 치부를 들춰내려 혈안이 된다면 누가 우리나라 교육을 신뢰하겠는가.

참된 교육은 '네 탓'이 아닌 '내 탓'을 찾을 때 바로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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