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다리’는 명태의 내장을 제거하고 반 건조한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명태의 코를 줄로 꿰어 묶어서 팔았다 하여 ‘코다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자연 상태에서 눈과 바람으로만 건조된 탓에 생선특유의 비린 맛도 없고 무엇보다 지방함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좋은 음식이다.
중도일보 맛집릴레이 e-맛집에서 소개할 15번째 메뉴는 여름철의 별미 ‘코다리 냉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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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재코다리냉면’의 메인메뉴 ‘코다리 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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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동에 위치한 ‘황재코다리냉면’은 일부 밑반찬을 제외한 모든 원재료를 강원도 속초에서 공수된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 속초에는 ‘코다리 냉면’의 원재료를 생산하는 ‘진부령 황태덕장’이 있는 곳으로 주인장 임장규 사장의 외조모가 살고 있는 곳이다.
‘코다리 냉면’은 함경남도 단천지방에서 생산된 전분 메밀가루로 냉면을 만들어 먹던 풍습에서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분단이후 그 맥이 실향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속초 ‘아바이마을’로 이어졌고 수 십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속초의 대표음식 ‘코다리 냉면’으로 이어진 것이다.
▲ 빨리 굳어지는 메밀냉면의 특성 때문에 손님이 주문을 하면 바로 냉면을 뽑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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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규 사장의 외조모 역시 40년째 아바이 마을에 살면서 고향의 맛을 지켜내고 있었다. 어린 시절 외갓집에 가면 으레 먹었던 ‘코다리 냉면’의 맛을 기억하고 있던 임 사장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아바이 마을’로 들어가 ‘코다리 냉면’의 비법을 전수 받았다. 자칫 외조모 세대에서 맥이 끊길 뻔 했던 함경도식 ‘코다리 냉면’의 맥을 임 사장이 이어가게 된 것이다.
▲ 코다리냉면과 함께 제공되는 동치미 국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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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코다리냉면’의 면발은 손님이 주문함과 동시에 만들어진다. 메밀 전분가루 자체가 물을 만다면 쉽게 굳어지기 때문에 면을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은 불가능 하다. 냉면이 나온 다음에도 가능한 빠른 속도로 비벼먹어야 한다. 1~2분 사이에도 면의 점성이 빨리 변하기 때문에 전화를 받거나 휴대폰 게임 삼매경에 빠진다면 남들 다 먹는 시간까지 면과 사투(?)를 벌여야 한다.
‘코다리 냉면’의 면발은 함경도식 냉면처럼 질기거나 평양식 냉면처럼 쉽게 끊어지지도 않아 먹기에도 편하다.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코다리 냉면’ 한 젓가락에 부드럽고 쫄깃한 ‘코다리 무침’과’ 무절임을 곁들어 먹는 것인데, 쫄깃한 면발과 부드럽게 씹히는 ‘코다리 무침’이 입안에서 함께 감도는 질감은 지금까지 먹어왔던 다른 비빔냉면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맛이었다.
▲ 황태는 임 사장의 외조모가 속초 진부령덕장에서 최상의 품질만 엄선하여 대전으로 보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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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코다리냉면’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자랑은 ‘황태찜’이다, 진부령의 혹독한 겨울눈과 바람으로 자연 건조한 진부령 황태는 그 맛이 부드럽고 쫄깃해 ‘찜’ 또는 ‘조림’으로 많이 만들어 먹는다.
▲ 황태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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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찜에는 신선한 콩나물과 미나리 등 야채와 살이 통통하게 차오른 새우와 낙지 그리고 코다리가 들어간다.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콩나물과 부드러운 황태, 쫄깃한 새우와 낙지가 매콤한 양념과 잘 어우러진 ‘황태찜‘은 술과 함께 할 수 있는 저녁시간에 인기가 좋다고 한다.
▲ 속초의 명물 아바이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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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 명물로 알려진 ‘아바이순대’는 이집의 별미 메뉴다. ‘아바이순대’ 역시 속초 ‘아바이 마을’에서 만들어진 순대를 대전으로 공수해와 손님에게 제공된다. 특이한 점은 보통 새우젓이나 소금이 곁들어지는 일반 순대집과는 달리 ‘코다리 무침’이 제공된다는 점이다.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순대 한 점에 ‘코다리 무침’을 얹어 입에 넣으면 되는데. 고소하고 찰진 맛으로 유명한 ‘아바이 순대’와 매콤한 양념이 촉촉하게 베인 ‘코다리 무침’이 주는 식감은 이미 ‘코다리 냉면’과 ‘황태찜’으로 배를 채운 포만감을 무색하게 할 만큼 살살 녹아내리는 맛이었다.
▲ 코다리회무침 ‘황재코다리냉면’에서는 5일에 한번씩 담가 손님에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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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재코다리냉면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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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만원이 넘는 냉면이 등장하면서 냉면도 더 이상 대중적인 음식이 아님을 실감케 하고 있다. 저마다 평양식, 함흥식 등 정통 이북의 맛을 외치고 있지만 과연 올려 받은 가격만큼 제 맛을 살린 집은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황제코다리냉면은’ 외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외손주로 이어지면서 3대째 전통의 맛을 지켜내고 있는 냉면집이다. 냉면집 이름에서 ‘황재’라는 문구가 들어간 탓에 설마 이 집의 냉면 값도 만원을 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40년 전통의 맛을 간직한 함경도식 ‘코다리 냉면’의 가격은 단돈 6500원이다.
여기 어디예요? 042-482-2508
▲ 월평동 충청지방통계청 주차장 옆 <서구 월평동 2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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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얼마예요?
비빔코다리냉면 6,500원 동치미 물냉면 6,000원
왕만두 5,500원 황태탕 6,500원
아바이순대 12,000원 수육 25,000원 황태만두국 6,500원
황태찜 (중)25,000원 (대)35,000원
뉴미디어부 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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