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나 홀로 휘날리는 정당현수막

'비영리홍보물' 관리제외… 민간광고물 과태료와 형평성 어긋나

대전시와 자치구가 불법현수막을 집중적으로 단속한 가운데 5일 중구 서대전네거리의 정당 구호성 현수막은 그대로 남아 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대전 길거리를 물들이던 불법현수막에 대해 집중적인 계도활동이 진행된 가운데 각종 정당의 구호성 현수막에 대해서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당의 현수막은 비영리홍보물이라는 이유로 한 번 내걸리면 수개월간 방치되기 일쑤고, 수백만원씩 과태료 처분을 받는 민간 현수막과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대전시와 5개 자치구가 지난 3월부터 거리 불법현수막에 대한 집중단속을 진행해 8월 현재 대부분의 상업적 불법현수막은 철거된 상황이다.

불법현수막이 물결을 이루던 중구 오룡네거리와 동구 동부네거리, 대덕구 대덕대로 등은 5일 보기 드물게 현수막 없는 거리풍경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와 자치구는 집중단속을 진행해 지난 3월부터 불법현수막 9만6000장을 떼어내고 광고주들에게 1억2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같은 움직임과 별개로 각종 정당의 정치 구호성 현수막은 대부분 거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

서대전시민공원은 과학벨트부터 시작해 정년 60살 연장, 엑스포과학공원 등 현수막 10여 장이 그대로 내걸려 있다.

대전역 광장의 정당 현수막은 오래 방치돼 찢어져 있었고, 정부청사네거리와 큰마을네거리는 깨끗하게 정비된 거리환경과 대조적으로 정당 현수막이 가로수 사이에 나홀로 걸려 있다.

집중적인 단속에도 정당의 구호성 현수막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은 관련 법에서 비영리 목적의 광고물은 30일이 넘지 않으면 설치를 금지하거나 철거하지 않는 예외로 규정하고 있어서다.

때문에 각종 정당의 현수막은 그 내용과 관계없이 철거하거나 관리대상에서 제외했고, 이러한 지자체의 관행이 불법현수막 문제를 키웠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결국, 거리 불법현수막 문화를 개선하는 데 정당의 동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일반 소상공인들은 거리에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수백만원의 과태료를 부담하고 검찰에 고발까지 당하지만 정당의 구호성 현수막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아 형평성에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수막 등 불법광고물은 한 자치구에서 단속한다고 개선될 사안이 아니어서 모든 자치구와 시가 동시에 계도활동을 진행해 불법현수막 문화를 바로잡는 게 목표”라며 “자치구마다 정당의 현수막도 철거대상에 포함하기로 했으며, 내걸기 전에 철거 시한을 정하는 방식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