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로 우는 아기, 감기가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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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열로 우는 아기, 감기가 아니라면?

뇌의 막 염증 80%가 '장 바이러스'… 발열ㆍ두통에 구역질 단순포진 방치하면 심각한 결과초래, 호흡기 분비물 전염… 위생청결 중요

  • 승인 2013-08-05 13:37
  • 신문게재 2013-08-06 11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건강하게 삽시다]소아 뇌수막염


생후 24개월이 된 아기가 38℃ 이상의 고열에 시달리다가 응급실에 실려와 검사를 받아본 결과 뇌수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기는 이틀을 보채고 밥을 먹지않고 열이나는 증상을 보여 보호자는 감기증상으로만 알았지만 약을 먹어도 호전이 없어 급히 병원을 찾은 것이다. 다행히 아기는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고 완쾌돼 퇴원하게 됐다. 때이른 무더위가 시작된 올 여름,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을 중심으로 뇌수막염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뇌손상과 청력감소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더욱 주의를 요하고 있다.
영유아들의 건강을 위혐하는 뇌수막염에 대해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효정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김효정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김효정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소아 질환 증가하는 여름철=뇌수막염은 뇌를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바이러스, 세균, 결핵균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한다. 가장 많은 원인은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며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80%는 장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고 그 외에도 단순포진 바이러스, 수두, 볼거리 등 많은 종류의 바이러스가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기온이 올라가면 장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어서 감염에 취약한 영유아에서 수족구병, 뇌수막염 등 장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전체 뇌수막염의 10%를 차지하고 원인균으로는 B형 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균, 폐렴구균, 수막구균이 있다. 세균성 뇌수막염도 소아에서 취약하며 단체생활을 하는 청소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뇌수막염의 증상=뇌수막염의 임상 증상은 고열과 구토, 두통이 특징적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증상이 세균이나 결핵의 감염에 의한 것보다는 덜한 편이다. 뇌수막염의 발병초기에는 발열이나 두통 등 일반 감기같은 증상과 함께 구역질이 나거나 토하는 등의 소화기 이상 증상이 동반돼 단순한 감기도 감염이나 위장관염으로 잘못 진단되기도 하고 또한, 영유아에서는 발열에 의해 심하게 보채는 증상만 나타나기도 해 이 질환을 의심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심한 두통이 가장 흔히 나타나며 목이 뻣뻣해져서 고개를 숙이거나 움직이는데 제한이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뇌수막염의 유행시기에는 열이 나고 토하면서 머리가 아플 경우에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질환이다. 병이 진행되는 경우에는 체온이 상승하면서 행동이상, 의식장애, 경련 등의 신경계 증상이 있을 수도 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관건=뇌수막염은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증상이 세균이나 결핵의 감염에 의한 뇌수막염보다 증상은 덜하지만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라도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에는 뇌 실질에 염증을 일으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뇌수막염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뇌척수액 검사가 필요하다. 뇌척수액에 염증세포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뇌수막염의 원인을 규명하여 원인에 따른 정확한 치료를 하기 위해서이다. 일반적으로 두통, 발열, 복통, 설사 등과 같은 비특이적 증상들은 대증요법에 의해 호전될 수 있고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특별한 치료없이 대증요법만으로 충분하지만 세균성 뇌수막염은 다양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어서 즉각적인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대게는 뇌척수액 검사를 시행한 이후에 배양 검사에서 세균이 자라지 않는다고 확인되기 전까지는 항생제 치료를 병행한다.

▲뇌수막염을 예방하려면?=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보통 4-6일의 잠복기를 거쳐 2-3일 발열이 지속되는데 주로 감염된 사람의 대변이나 침, 가래, 코 분비물과 같은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서 전염될 수 있고 증상후 10일 정도까지 전염력이 있다. 바이러스에 노출이 됐을 때 사람의 면역상태에 따라서 질환의 발현 여부가 결정되고 개인마다 감수성이 다르므로 함께 노출이 됐다고 하더라도 모두 질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예방을 위해서 뇌수막염의 유행시기에는 개인위생을 청결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후에 아이들의 손과 발을 깨끗하게 씻기고 양치질을 시켜야 하며 물을 끓여 먹이고 음식을 익혀서 먹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다른 일반 바이러스 감염 질환과 마찬가지로 전신 상태가 중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영양과 휴식을 취하게 해 주어야 한다.

세균성 뇌수막염에 대해서는 Hib 백신, 폐렴구균 백신, 수막구균 백신이 있으므로 예방접종을 하도록 한다. 그러나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특별한 예방접종이 없고 바이러스의 종류도 다양해서 다른 종류에 의한 뇌수막염을 반복적으로 걸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김효정 교수는 “뇌수막염의 예후는 원인균에 따라 다르다”며 “세균성이나 결핵성 뇌수막염인 경우와는 달리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대부분 후유증을 동반하지 않고 완전히 회복되지만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에는 뇌 실질에 염증이 동반돼 아주 심각한 경과를 취할 수도 있다. 수족구병의 원인 바이러스중 엔테로바이러스 71의 경우는 영유아에서 드물게 뇌염이나 급성마비 증상, 경련, 혼수 등 심각한 신경학적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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