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5월 13일자 보도>
대전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이현우)는 수련의 최모(27)씨가 건양학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기)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앞서, 건양학원을 상대로 한 근로기준법 형사소송에서도 승소해 건양학원은 1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아 현재 항소 중이다.
승소에 따라, 건양학원은 최씨에게 모두 3344여만원을 지급하고, 2010년 12월 21일부터 2013년 6월 12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2010년 3월1일부터 건양대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최씨는 모두 일곱 가지 이유를 들어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최씨가 승소한 건 연장근로와 야간근로, 휴일근로 수당에 대한 한 가지다. 이번 소송의 핵심이기도 하다.
최씨는 병원에서 근무한 198일 동안 당직근무를 하면서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를 했지만, 학원 측은 근로기준법상의 각종 수당 등을 포함한 금액을 월 급여로 지급하는 포괄임금약정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급할 수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가 이의 없이 급여를 받은 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가 묵시적으로 포괄임금약정에 대해 합의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작업시간 중에 실제 작업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 수면시간이 있어도 그것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당직근무 시 정상근무에 준하는 임금 지급은 안 된다는 학원 측의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학원 측은 “당직근무의 양과 질은 평상시 업무보다 적거나 낮아 정상근무에 준하는 임금을 지급하거나 할증임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직근무를 할 때 정기적 순찰, 전화와 문서의 수수, 기타 비상사태 발생 등에 대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시로 호출에 응해 본업의 연장이라 할 수 있는 진료행위를 했으며, 이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최씨에게 평일 당직 134일(2353만원), 토요일 당직 30일(511만원), 휴일 당직(34일) 768만원 등 모두 3344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외 나머지 임금과 직무수당, 휴게시간 수당, 부당해고에 따른 임금, 가혹행위에 따른 위자료 등은 최씨가 모두 패소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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