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림만 조력발전소 '새국면'

정부 “선 갈등치유 후 사업추진” 입장 정리 환경평가서 제출기간 늦춰질듯… 연내 사업결정 어려울 전망

<속보>=찬반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본보 7월 23일자 2면·8월 1일자 3면 보도>

정부가 '선(先) 갈등 치유, 후(後) 사업 추진'이라는 입장을 정리하면서 조만간 제출될 것으로 보이던 사업자측의 환경영향평가서 제출시기가 상당기간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다.

충남도 고위 관계자는 4일 “주민간 갈등이 치유되기 전까지는 조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하지 말라는 것이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의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산자부와 환경부의 입장은 비슷하지만 조금의 시각차가 있다”면서 “산자부는 갈등봉합에 노력은 하되, 근본적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사람들은 설득이 안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갈등이 더 치유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게 환경부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미묘한 차이는 있지만 양 부처의 기본입장은 갈등치유를 우선시 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부의 이런 입장은 '밀양 송전탑 사건'으로 한전과 지역주민간의 극심한 갈등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갈등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

여기에 얼마전 반대단체들이 청와대와 정부부처에 제출한 탄원서도 한 몫 했다. 반대단체들은 지난달 31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로림만조력발전 건설계획이 백지화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며 조력발전소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이들은 서산시와 태안군을 아우르는 서산수협 소속의 48개 어촌계 중 42개 어촌계 주민들이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이런 기조에 따라 사업자측의 환경영향평가서 제출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가로림조력발전(주)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서는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갈등 부분이 나오고 있어서 제출시기를 논의 중”이라며 “정부의 방침이 갈등을 해결해 가면서 추진하자는 것으로, 반대 단체와 대화하고 싶지만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환경영향평가서 제출후 심의와 확정까지 3개월 가량 소요되는 만큼 사업결정이 연내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도 관계자는 “갯벌 파괴 등 환경피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갈등치유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