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삶]한국 아동복지 암흑기에 한줄기 빛… CCF 정신 계속된다

[더불어삶]한국 아동복지 암흑기에 한줄기 빛… CCF 정신 계속된다

올 총회서 60년사 발간 출판기념회 'CCF 봉사상' 노명자씨 수여

  • 승인 2013-07-09 14:06
  • 신문게재 2013-07-10 12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더불어 삶] 기독교아동복리회 한국연합회 60주년

우리나라 아동복지의 원조격으로, 한국어린이재단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기독교아동복리회한국연합회(회장 이연형 천양원장)가 올해로 회갑을 맞았다.

이에 대전 출신으로서 당당히 전국 109개 시설의 수장인 전국 회장을 맡고 있는 이연형 회장을 만나 지난 달 20일과 21일 서울 올림픽 파크텔에서 열렸던 기독교아동복리회한국연합회 제61회 정기총회와 60년사 기념식을 통해 기독교아동복리회 한국연합회의 지난 60년사를 돌아보고 이번 행사가 갖는 의미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이번 행사의 의미는.

▲기독교아동복리회(CCF·크리스천 차일드 펀드의 약자) 한국연합회 제61년차 총회는 연합회 60년사를 편찬해 출판 기념회를 하게 됐다는 점과 역사 이래 처음 일본 CCF 연맹 후지노 코우이치 이사장 일행이 참석해 상호관심사를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저와 함께 수고하신 출판위원들은 60년 동안의 사료를 정리하면서, 지금은 어린이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했지만 당시 미국의 CCF와 CCF 한국지부가 참혹한 6·25 전쟁으로 발생한 고아들을 보호하고 양육하기 위해 설립한 시설들을 어떻게 도왔고, 그 공로가 얼마나 컸는지 평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회원 시설들을 설립했던 고인이 되신 선배 원장님들과 은퇴하신 원장님들, 노구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명을 감당하고 계신 원장님들의 노고가 얼마나 고상하고 숭고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기독교아동복리회 한국연합회가 추구하는 사명은.

▲우리 연합회의 모든 시설들은 그 누가 어떤 평가를 하던, 그동안 정부가 어찌할 수 없었던 복지의 암흑기에 우리나라 아동 복지를 선도했다고 확신한다. 이제 순수 아동복지 분야의 범주를 넘어서 오늘의 시대와 그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복지를 확대해 실천해야 한다. 우리 연합회는 회원 시설로 머물면서 얻어지는 이익의 유무를 떠나 우리가 가장 어려웠을때 우리를 도운 CCF의 은혜를 잊지 말고 숭고한 생명을 사랑하는 정신을 계승하고 실천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우리들의 선배 원장님들께서 신앙과 봉사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셨던 원동력이 CCF 정신이었기에 우리는 연합회를 이러한 정신으로 지켜 나가야 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우리는 CCF 봉사상 제도를 만들어 종사자와 자원봉사자, 후원자에게 포상을 하고 있다.

CCF 한국지부의 업무를 계승하고 있는 어린이재단이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고, 제60회기부터 시설에 지원금을 증액하기로 한 결정에 감사드린다.

-기독교아동복리회 한국연합회는 어떻게 조직됐나.

▲미국 CCF는 1949년 2개의 아동복지 시설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곧바로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인해 지원을 받는 시설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1953년 당시 CCF 가입시설 37개 시설의 원장들은 CCF 한국지부와 업무 협의를 위한 권익단체로 기독교아동복리회 한국연합회를 결성했다.

CCF 한국연합회는 초대 회장에 오긍선 박사, 부회장에 나판수 원장을 추대하고 매년 여름 정기총회와 중요안건이 발생했을때 임시총회를 통해 아동복지세미나와 유명인사 초청 특강, 시설운영의 여러 정보와 자료를 제공했다. 이후 CCF 한국연합회는 1964년 12월 보건사회부에 사회단체로 등록해 활동해 왔다. 현재 40대 회장으로 본인(대전 소재 천양원 이연형 원장)이 2010년 취임해 2년 임기의 회장직을 수행했고, 2012년 제41대 회장에 연임돼 2013년 6월20일 60년사 출판기념식을 개최했다.

-회원시설 상황은 어떤가.

▲1949년 안양기독보육원과 충북희망원 등 2개 시설을 지원하기 시작한 재한 CCF는 매년 지원시설을 증가시켜 1968년 회원시설이 110개로 정점을 이루다가 CCF 본부의 시설 축소 방침에 따라 1969년 12월 7개 시설 지원이 종결돼 103개 회원으로 축소됐다. 이후 77년까지 7개 시설이 신규 지원을 받게 돼 현재 회원은 109개 시설이다. 1968년 이후 CCF 한국지부가 연합회 시설장 대표 2인을 정책이사회에 참관인으로 참여시켜 발언권을 부여했다. CCF 한국지부의 모든 업무를 이양받아 출범한 사회복지법인 한국어린이재단은 이를 더 발전시켜 법인 운영의 결의권에 참여하도록 했다.

-CCF는 시설 아동을 어떻게 도왔나.

▲CCF가 시설 아동을 돕는 방법은 미국의 후원자들로부터 매월 기부 받는 후원금과 대학에 진학하거나 난치병으로 치료비가 필요한 아동 또는 직업을 얻기 위해 기술 훈련이 필요한 아동들에게 결연된 특별후원자들로부터 모금한 후원금품이다. 그러므로 후원받는 아동들과 후원자들과의 관계 형성은 대단히 중요하고, 그 연결 고리는 바로 서신이다.

CCF 한국지부는 미국의 후원자들로부터 답지하는 영문 서신을 한국어로 번역해 아동들에게 전달해 주고, 이에 대한 감사의 답장을 영문으로 번역하는 업무가 가장 중요한 부분중 하나였다.

CCF 한국연합회는 각 지역에 번역 사무소를 설치해 1977년 번역실 업무를 인수받아 86년 사업이 종결될때까지 번역 업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CCF 지원 활동 종결후 연합회 활동 상황은 어땠는지.

▲CCF 한국연합회는 1986년 한국에서 CCF 활동이 종결된 후 연합회의 존속 여부로 진통을 겪게 됐다. 찬반 양론으로 갈려 많은 토론 결과 109개 회원 시설중 34개 시설장들은 지원 활동이 종결된 상황에서 연합회 존속은 불필요하다면서 해산을 주장하고 연합회를 떠났고, 65개 시설장들은 비록 CCF 지원이 종결됐지만 전쟁의 폐허 속에서 울부짖던 고아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과 경제적 지원으로 큰 도움과 희망을 주었던 CCF의 정신을 계승하고, 재한기독교아동복리회의 모든 업무를 인수해 발족한 어린이재단과의 유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연합회를 존속시키기로 했다. 연합회를 계속 유지하기로 한 시설장들은 조직을 재정비하고, 회원의 단합을 결속시키고, 회의 운영을 위해 기금 1억원을 조성해 운영하면서 약간의 월회비를 받아 매년 6월중 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60주년 기념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뭔가.

▲CCF 봉사상을 수여한 일이다. 수상자인 이든 아이빌(구 화성영아원)의 노명자씨는 생활지도원과 조리사로 40년 4개월동안 장기 근속하면서 어려웠던 시대상황속에서도 사랑과 희생, 봉사의 정신으로 아동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해오셨다. CCF 정신을 구현한 훌륭한 종사자의 사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분이기에 제61회 총회에서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드리면서, 감사와 기쁜 마음으로 제6회 CCF 봉사상을 드리게 됐다.

또 한가지는 CCF 한국연합회 60년사를 발간해 출판기념회를 갖게 된 일이다. 출판추진위원장을 맡아 그동안 밤잠을 못자고 고생고생하며 만든 60년사가 세상에서 빛을 보게 되니 감개무량하다. 미국 CCF 자료와 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자료, 연합회의 역사적 기록과 사진들, 시설 설립 동기, 시설 약사, 시설의 역사적인 특기 사항, 역대 원장과 현재 원장 사진, 시설 전경 사진과 역사적인 사진들이 담긴 이 60년사는 수십차례에 걸친 교정과 수정작업을 거쳐 완성됐다. 1000권을 출판해 각 시설과 관계자분들께 보내드리고 있다.

이번 기념식에서는 특히 60회기중 은퇴 시설장 15분과 어린이재단 전직 관계자 3분, 편찬 대표자 한분께 공로패와 감사패를 드린 점이 뿌듯하다.

은평천사원 조규환, 파인트리홈 김득린, 풍익홈 곽종옥, 삼성애육원 황덕호, 목포아동원 이상해, 순천중앙어린이집 류동춘, 성림요양원 임영호, 애아원 이정순, 파랑새아이들집 박계두, 평화의 집 정순희, 동천의 집 성선경, 애생보육원 이석소, 삼덕어린이집 강창규, 천광원 장매희, 안양의 집 사지숙 원장님 등 은퇴원장님들께 기독교정신으로 아동 복지와 장애인 복지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존경의 뜻을 패에 담아 드렸다. 또 한국어린이재단에서 수십여년간 복지부장을 역임하면서 시설의 복지수준 향상을 위해 기여한 공로가 큰 노시선, 이배근, 김현용님에게 감사의 뜻을 패에 담아 드렸다.

이날 공로패와 감사패를 받으신 분들이 어찌나 감격스러워하고 고마워하시던지 제 손을 꼭잡고 눈물을 글썽이셨다. 수상자와 축하객들 모두가 뜨거운 사랑과 우정으로 서로를 격려하면서 우레와 같은 박수로 감동의 피날레를 장식하던 순간이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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