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홍철 대전시장이 요리 교실을 방문, 교육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8일 오전 11시, 옛 충남도청 후생관 건물로 사용되던 대전시민대학 502호 강의실에 수강생 10명이 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서양화 강사 임현옥 씨가 동그랗게 마주 앉은 수강생을 돌아가며 연필을 잡은 손의 자세를 바로잡아 주고 사물 스케치의 기본을 잡아준다.
강의실에 모인 50대 주부부터 컴퓨터프로그래머, 개인사업자의 수강생들은 강사의 사소한 몸짓 하나라도 놓칠까 눈을 반짝였다.
이날 '드로잉&데생 배우기'를 수강한 권태성(45)씨는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을 하는데 사물을 묘사하는 데생을 배우면 그래픽디자인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수강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전시민대학이 개강한 이날 옛 충남도청사 후생관과 신관에서는 강좌 70여개가 진행됐다.
옛 충남도청사의 후생관과 신관은 각각 리모델링을 통해 일반 강의실과 음악실·요리실습실이 조성됐으며, 장암관과 백야관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고 평생학습의 터전으로 사용된다. 장암관은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까지, 백야관은 지상 4층까지 각종 강의실로 리모델링됐다.
같은 시각 '동화구현사 양성과정'이 진행된 장암관 403호실은 웃음소리로 왁자지껄했다. 강사 강이숙 씨는 손가락 인형으로 배역에 맞게 목소리톤을 바꿔가며 할아버지-며느리-손녀의 음성을 시범 보였고 수강생 20명도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동화속 주인공이 됐다. 수강생 장현숙(56·여)씨는 “유치원에 다니는 손녀·손자에게 동화책을 재미있게 읽어줄 수 있을 것 같아 수강을 신청했다”며 “오늘 다른 사람들 앞에서 목소리를 낸다는 게 어색하지만, 8주간 이어지는 강좌 후에는 어엿한 동화구현사가 되어 있겠다”고 자신했다.
이밖에 이날 대전시민대학에서는 바리스타 양성과정·수납전문가과정·공인중개사 자격증 과정 등 다양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시민대학이 개강한 덕분에 이날 충남도청사 주차장은 오전부터 가득 찼고, 옛 도청과 이어진 골목에 사람들 발길이 이어졌다.
또 수업이 끝난 수강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주변의 식당을 찾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다만, 옛 충남도청사 방문이 처음인 수강생들을 위한 안내판이 없어 강의실이 있는 건물을 찾아 헤매는 경우가 많았고, 일부 공간은 아직 공사중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연규문 대전평생학습진흥원장은 “시민들에게 평생학습 기회를 최대한 제공해 연간 50만명이 방문하는 시민대학을 만들겠다”며 “시민들이 원하는 평생학습을 발굴하고 앞으로 충실히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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