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사건을 놓고 은폐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학생 학부모측은 학교에서 폭력사건을 조직적으로 숨기려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학교측은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며 반박하고 있다.
26일 도교육청과 학부모 등에 따르면 지난 3~4월께 아산 A고등학교 2학년인 박 모군은 같은반 친구 이 모군으로부터 교실과 화장실 등에서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다. 피해학생 박 군은 가해학생의 보복이 두려운 나머지 부모와 담임교사에게 이 사실을 숨겼다. 보다 못한 같은반 친구인 또다른 이 모군이 교내 위클리 상담사에게 학교폭력 내용을 신고했다.
그러나 피해학생 학부모측은 학교측이 학교폭력사건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고 사실을 숨기려만 했다며 은폐의혹을 제기했다.
아산 A고교 학교폭력피해자 학부모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담임교사에게 전화했을 때는 학교폭력은 없었다고만 하고 반말까지 하며 함부로 대했다”며 “다른 학생이 용기를 내서 신고했는데,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 열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도 가해학생을 다른 반으로 옮기는 가장 낮은 학급조치만 이뤄져 우리 아이가 언제 다시 학교폭력을 당할지 겁나서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호소했다.
반면, 학교측은 학교폭력사건의 은폐는 있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담임교사 임 모씨는 “피해학생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을 때는 폭력사건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면서 “왜 모를 수가 있느냐며 계속 다그치기에 큰소리를 친 것 뿐이다. 이 부분에 대해 사과하려 학부모를 찾아갔다”고 말했다.
학생부장 이 모씨도 “담임교사가 몰라서 그랬던 부분은 맞다. 피해학생이 2명이어서 상담과정에서 제대로 전달이 안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해학생은 학교의 징계로 다른 반으로 이동조치 됐는데, 피해학생 학부모측에서는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충남교육청 박진상 학생생활지원과장은 “피해 학부모는 지속적으로 폭력을 당해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면서 “교육청에선 학교의 조치를 더 세게 하도록 하는 법적권한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아산 A고교 학교폭력사건과 관련해 해당 경찰서에서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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