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어교사 에드워드(32·영국) 씨는 한국 사람의 시간 개념에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특히, 에드워드 씨는 직장에서의 일 처리 속도와 달리, 한국 사람들에게 약속 시간에 대한 개념이 희박한 사실에 놀랐다. 에드워드 씨는 “영국에서는 약속시간에 여러 차례 어길 경우,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면서 “최소한 늦는다면 미리 연락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 페루 정부는 2007년 정부 차원에서 '지체없는 시간'이라는 캠페인을 추진했다. 당시 출범식에서는 정오에 사이렌과 교회 종소리가 페루 전역에 울려 퍼졌다. 국민에게 자신의 시계를 정확히 맞추라는 취지에서였다. 이 같이 페루 정부가 페루판 '코리안 타임'을 없애는 데 나선 건 시간 미준수가 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의미하고, 국가 생산성에서도 해가 된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코리안 타임'(Korean Time)이라는 단어는 한국전쟁 때, 주한 미군이 한국인과 약속을 한 뒤 약속시간보다 늦게 나오는 한국 사람을 비하한 표현에서 나왔다. 하지만, 휴전 60여년 지난 지금도 한국 사람의 시간관념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지하철 등 인파가 몰리는 장소에서는 번번이 약속 시간에 늦은 사람에 대한 일행들의 질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코리안 타임이 한국 사람 특유의 미덕이라고도 표현하지만, 외국인의 시각에서는 지각한 사람의 변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단어의 유래가 한국인을 비하하는 데서 나온 점을 생각하면, 반드시 고쳐야 할 문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약속 시간에 늦지 않으려는 노력부터 시작하면 된다. 늦어도 괜찮다는 생각은 버리고, 약속 시간을 지키는 것은 상대에 대한 신뢰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부득이한 사유로 늦는다면 미리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자. ‘시간은 금이다’라는 명언은 시간 사용에 대한 의미만 지닌 것이 아니라 시간 준수에 따른 상호 신뢰에 대한 의미도 내재된 것이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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