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A기업은 업종전환을 위해 수년에 걸친 철저한 준비 끝에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이미 유명 대기업을 주요 거래처로 확보한 상태였다. 이 기업은 추가 시설투자를 위해 은행을 찾았으나 현재의 취약한 재무구조로 신용도가 낮아 은행은 대출에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A기업은 지난 5월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으로부터 미래 성장성과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22억원의 시설자금보증을 통해 대출받는 데 성공했다.
신보는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고 부실위험이 큰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보증을 지원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높은 신용평가시스템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한편 기존의 신용평가 시스템은 과거 재무제표 위주로 기업을 평가하다 보니 A기업처럼 재무상태는 취약하지만 미래성장성이나 기업가치가 우수한 기업을 지원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로 인해 신보는 기업의 미래 가치를 따져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기업가치평가시스템(KOVAS, Kodit Valuation System)을 개발하여 도입했다.
2010년 9월 개발된 이 시스템은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 20개를 반영해 기업가치(Firm Value)를 산출한다. 신보는 1999년부터 2010년까지 신보로부터 보증을 받은 기업 19만 개를 분석하고 시뮬레이션하여 모형을 구축했다.
최근 신보는 시스템 도입이후부터 올해 5월 말까지 보증지원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신용등급은 낮으나 기업가치가 높은 기업의 부실률은 1.1%를 기록한 반면, 신용등급이 높고 기업가치가 낮은 기업의 부실률은 3.4%로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이는 기업 가치가 양호한 기업 위주로 보증이 이뤄지면 보증 부실도 감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로 인해 신보는 신용도가 다소 낮더라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5월말까지 총 4조 940억원을 기업가치평가시스템을 적용해 보증지원했다.
또한 신보는 올해 1월에는 정부의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방안에 적극 부응하고자 기업가치평가시스템에 지식자산 가치평가를 도입했다. 지식자산이란 재무제표에 자산으로 계상되어 있지 않지만 기업가치 창출에 기여한 비용을 자산화한 것이다. 지식서비스산업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지식자산이 미래에 수익을 창출하는 주요한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는 추세인 점을 감안할 때, 신보의 기업평가시스템은 신용도는 낮으나 미래 성장성이 유망한 지식기반기업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보의 기업가치평가는 은행에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신보가 정보 공유 협약을 맺은 은행에 신용보증서와 함께 신용평가서(기업정보) 및 기업가치 평가등급 등을 전송하면 은행은 이를 여신심사에 활용하여 정보수집과 입력 등에 필요한 인적, 물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리고 은행은 이렇게 절감한 비용을 금리인하에 활용하여 기업의 금융부담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신보는 현재 산업은행과 기업가치 정보 공유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업정보 및 보증서를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협약은행을 확대하여 중소기업 금융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신용보증기금 충청영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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