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쇄신특위 공청회 '정당공천 폐지' 찬반 팽팽

“토착비리 원인”-“평등원칙 위반” 맞서

내년 지방선거를 1년 가량 남겨둔 가운데,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들에 대한 정당 공천제 폐지를 놓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국회 정치쇄신특별위원회는 22일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개선' 공청회를 열고 여론수렴에 나섰다. 공청회에서는 토착비리와 지역주의 재생산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정당공천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헌법과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정당공천 금지는 제도적 보완의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폐지 반대의견이 맞섰다.

여야는 모두 지난 대선 과정에서 기초 지방자치단체 선거의 정당공천제 폐지를 공약했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반대론이 커지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육동일 충남대 교수는 “정당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인식과 함께 지방선거가 토착비리와 지역주의를 재생산하고 건정한 지방자치를 저해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지역별 일당독점 현상을 시정하기 위해 현행 정당공천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종 명지대 교수도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돼 지방자치 본연의 취지가 전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며 “지방선거과정이 각 지역별 현안이 쟁점화돼야 하는데 주요 정당간 대결구도로 선거가 치러져 선거 자체가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연주 성신여대 교수는 “정당공천을 금지하는 것은 다원적 민주주의를 내용으로 하는 지방자치제도의 기능에 반하고, 정당민주주의와 복수정당제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8조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한뒤, “다른 여타의 선거에서 인정되는 정당공천을 유독 기초지방선거에서만 금지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당공천 허용은 헌법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문제를 최소화하도록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김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