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과 건강]여성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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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건강]여성의 향기

정상적인 질분비물 약산성으로 악취나고 외부균 침입에 면역력 약해져 질염되기도

  • 승인 2013-05-20 14:12
  • 신문게재 2013-05-21 11면
  • 이현승 대전한국병원 산부인과 과장이현승 대전한국병원 산부인과 과장
▲이현승 대전한국병원 산부인과 과장
▲이현승 대전한국병원 산부인과 과장
신록의 계절 5월이다. 이상기온의 여파로 봄의 정취를 느끼기도 전에 여름이 온 듯하며 이른 더위에 당연히 여성들의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있다. 여름은 여성들이 외모뿐만 아니라 체취에 신경을 쓰게 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더불어 은밀하지만 소중한 곳도 말이다. 대다수의 여성들은 살면서 한 번 이상 질염으로 산부인과를 내원한다. 감기로 병원을 찾는 것처럼 여성들이 자주 산부인과를 찾는 이유기기도 하다.

병적인 상태의 질분비물을 대하 혹은 냉이라고 얘기하는데 악취가 나는 냉으로 인해 가렵거나 따갑고 아프거나 부은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진료를 받으러 오는 대다수의 여성분들이 실제로는 질염이 아닌 경우가 많은 관계로 정상적인 질분비물에 대한 여성분들의 이해가 필요하다.

정상적인 질 분비물은 질에서 떨어져 나오는 상피세포와 세포 사이의 조직액이 밖으로 스며 나오는 삼출액 때문에 생긴다. 질의 표면은 피부와 마찬가지로 편평 세포로 이루어져있다. 편평세포는 세포가 4~5층의 층층구조로 되어있어 맨 아래 기저층에서 세포가 만들어져 성장하며 상층부로 갈수록 세포는 수명이 다해 떨어져 나가게 된다. 피부에서 때가 벗겨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런데 피부와 달리 질의 경우에는 세포에서 나오는 삼출액이 더해져 액상 분비물이 생기게 되며 이를 정상적인 질 분비물이라고 한다. 거기에 더해 호르몬의 영향으로 자궁경부와 자궁내막에서 끈적끈적한 점액을 분비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가임기 여성에 있어서 생리 주기에 따라 질분비물의 양과 조성에 차이를 보이게 된다. 질내에도 구강이나 장내 세균처럼 정상적으로 세균이 살고 있다. 특히 락토바실라이와 같은 유산균 종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양분을 취하기 위해 당분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젖산으로 인하여 질내의 산도는 pH 4.5인 산성을 띠게 된다. 이 약산성의 질분비물로 인하여 정상 질분비물은 투명하거나 흰색을 띠며 약간은 시큼한 냄새와 함께 외부 공기에 노출된 경우 투명 혹은 흰색이 노랗게 변하며 산성으로 인해 여성의 속옷이 삭게 된다. (정상 질분비물에 대하여 여성분들이 꼭 알아야 할 대목이다.)

성경험이 있게 되면 외부 균이 질내에 침범한 이후 정상 세균들과 같이 혼재하여 자라게 되는데 보통 건강한 상태인 경우 락토바실라이 균이 산도를 유지하지만 몸이 약하거나 강한 외부균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정상세균과 외부균의 비율이 역전되어 비정상 질내 분비물인 냉이 만들어지고 질염을 일으키는 것이다. 면역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질염은 원인에 따라 세균성, 트리코모나스, 칸디다질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냉으로 인해 산부인과를 방문하게 되는 여성들은 간단한 질분비물 균 현미경 검사 및 배양검사를 하게 된다. 간혹 자궁경부세포검사에서 나오기도 한다. 간혹 만성적인 질염을 호소하는 여성분에 있어서 일반 질염균 이외에 성전파 특수균 배양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질염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세균성 질염은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골반염으로 진행할 수 있고 심한 경우 불임, 만성 골반통, 또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임산부가 질염에 감염된 경우 조기파수나 조산, 융모양막염, 자궁내막염의 위험도 있으므로 적기에 치료해야 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의 증상은 무증상인 경우부터 많은 양의 거품이 있는 질분비물을 동반하며, 가려움증을 야기 시키는 경우까지 나타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임산부에서는 조기파수나 조산의 위험성을 높인다. 일종의 성병이므로 다른 성병, 임질이나 클라미디아 감염에 대한 검사도 해야 하고 성관계를 가진 상대방 남성도 함께 치료받아야 한다. 칸디다 질염은 특히 가려움증을 주소로 내원하는데 많은 경우 당뇨병이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만성 질환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이외에 폐경기 여성에 있어서 호르몬 부족이나 경구 피임약 복용이 질염을 일으킬 수 있는데 원인 교정만 되면 쉽게 치료가 된다.

치료는 원인균에 따른 항생제 치료와 소독 치료 및 부족한 호르몬 보충 요법을 통해 쉽게 치료가 된다. 약물 치료 이외에 질염 치료에 중요한 몇 가지 생활 수칙이 있다.

젊은 여성들은 너무 잦은 생리대 사용이나 청바지와 같은 착 달라붙는 의류를 선호하는데 이는 질염 증상을 악화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는 경우 통풍이 잘 되는 치마류가 권장되며 가려움이나 냄새를 제거하기 위한 잦은 세정 특히 질내에 물이나 세정제를 넣는 세척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 환자 스스로 질내 질정 삽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시적인 증상 완화는 있을 수 있지만 정확한 균 동정에 의한 치료가 아닌 관계로 재발이 쉬울 수 있다. 질염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몸 안의 문제이기 때문에 여성들은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먼저 정확한 의학 지식을 가지고 평소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여성의 몸에서는 항상 꽃 향기가 날 수 있음을 주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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