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유학기제 '실험'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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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자유학기제 '실험'이 될 수 없다

  • 승인 2013-05-19 16:34
  • 신문게재 2013-05-20 21면
전국 42개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시범 실시된다. 대전 4개 중학교 등 대상 학교를 대하는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우리 교육적 토양에서 다분히 교육실험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현장 적합성 없는 설익은 '실험'이 되지 않을지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고 시작하게 된 것만은 사실이다.

특히 자유학기제가 선도적으로 실시되는 학교에 대해서는 시간 낭비와 학력 저하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교육공약인데 비해 현장 적합성도 부족하고 아직 세밀한 프로그램이 미비한 탓이다. 소질과 끼를 펼치는 행복한 교육에 대한 기대보다 시범 실시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서 지난날 자유학습의 날, 책가방 없는 날 등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 실패로 돌아간 전례를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 자유학기제가 '시험대' 단계에서 무난히 안착하려면 현장 적합성을 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다. 진로 탐색 등 교육 전반의 혁신과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찾아내야 한다. 그래야 시범 실시 이후의 추진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시범 실시 준비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추상적인 개념 적용이 아닌 제도를 통한 구체적 보완이다. 현재의 진로교육 여건으로 미뤄 3년 시범 기간 안에 철저한 준비가 갖춰져야 한다. 그리고 그 준비는 교육현장뿐 아니라 사회 각계에서 동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더 큰 어려움이다.

늦어도 전면 실시 이전에 끝내야 할 일이 있다.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 등 모태가 되는 사례를 더 참조하면서 탄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그것이다. 진로탐색, 자기주도적 학습 강조 등 이상만으로 제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참가 학생들이 자유학기제를 속박에서 벗어나는 소극적 자유로 오인하는 일 또한 없어야 한다. 학력 저하 등 부작용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자유학기제 연착륙의 열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시범 실시 중학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진로탐색 중심의 단계별 연계성이 절실하다. 초등학교에서 모든 학교급에 이르는 단계별 청사진에 맞춰 시행 매뉴얼과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유의할 부작용 또는 반작용 하나는 사교육 열풍이다. 자유학기제 시험대에 오른 해당 학교의 학부모나 학생의 불안까지 헤아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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