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예산 논란, 올 농사 지어? 말아?… 애매한 정책에 '불만'

  • 정치/행정
  • 과학벨트

과학벨트 예산 논란, 올 농사 지어? 말아?… 애매한 정책에 '불만'

수년째 사업 '지지부진' 신동지구 주민 불안감 ↑ 정부 행동에 답답함 토로… 원주민 보호대책도 요구

  • 승인 2013-05-19 16:27
  • 신문게재 2013-05-20 3면
  • 강우성 기자강우성 기자
[르포] 과학벨트 예산 논란

“정부가 과학벨트 사업에 확고한 태도를 보여줘야 주민들도 농사를 짓든 다른 일을 찾을 게 아닙니까. 몇 년 째 이 일이 반복되는지 답답할 뿐입니다.”

국회가 추경 예산안에 과학벨트 부지매입비 300억원을 반영했지만, 표리부동한 정부의 태도 탓에 지난 18일 만난 신동지구 주민들의 표정에는 불안감이 엿보였다.

주민들은 과학벨트 사업이 몇 년째 지지부진해지자 환영했던 초기 분위기와 달리 손해를 입고 있다고 불만과 고통을 호소했다.

강석산(61) 신동 1통장은 “과학벨트 사업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애매해 농사가 시작돼야 할 시기임에도 주민들이 농사를 해야 할지, 아니면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주민들 심정도 마찬가지.

주민들은 최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고 지원을 약속했다가 재차 해명 자료를 낸 것에 대해 질타도 쏟아냈다.

손홍배(61) 신동 2통장도 “먹고사는 일이 농업이라 농기계를 구입하고 묘판도 사야 하는데, 사업 시작되면 다 소용없는 일 아니겠느냐”며 “정부의 오락가락한 태도는 주민과 지역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과학벨트 사업 목적에 동의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이 주민들에 대한 대책 하나 언급하지 않는 데 우려감도 표시했다.

한 주민은 “돈 많은 외지인이야 투기한 땅을 통해 큰 수입 얻겠지만, 원주민들은 터전을 잃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사업 보상절차에 원주민 이전 계획 등은 마련돼 있느냐”고 반문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1~2년 사이 신동지구 일원에는 약 50여 가구 이상의 새 입주민들이 들어섰다.

본래 신동 1·2통에는 130여 가구의 원주민이 살고 있었지만, 과학벨트 사업 추진 소식에 투기목적에 외지인들이 몰려들며 현재는 200가구에 달하는 수준이 된 것.

하지만, 새 입주민들은 일주일에 한·두 차례 서울과 경기 등지에서 내려와 잠시 머물다 갈 뿐, 마을에 정착하려 하거나 주민들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또 주민들은 외지인들이 사업 착수 때 받게 되는 보상금을 높이고자 각종 유실수 식목과 비닐하우스 설치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단속 필요성을 제기했다.

강석산 통장은 “근래 농지에 연산홍과 매실, 블루베리 등 과일나무를 심거나 비닐하우스가 새로 지어진 것이 많다“며 “과학벨트 사업이 시작되면 보상을 많이 받으려고 지었지만, 제대로 작황이 심어진 곳은 열에 두세 곳에 불과하다”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강우성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