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재연 기자 |
계약 관계는 아니지만 공직자들의 잘못된 판단에 민원인들은 쉽게 항의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후에 발생될 후환 때문이다. 그래서 민원인을 '을'이라 자칭하기도 한다.
요즘 밀어내기로 확산되고 있는 '갑' '을'관계가 주종관계로 비춰지고 있다. 공직자와 민원인의 '갑'과 '을'관계는 공직자의 권위적 자세와 현행 공무원시험 제도의 문제점을 탓하는 이도 적지 않다.
혹자는 요즘 새내기 공무원들을 시험에만 합격하면 임용되는 성적위주의 맞춰진 직장인이라고 한다.
자질이나 기술보다는 시험에만 합격 하면 되는 제도에 대한 비아냥이다. 이쯤 되다보니 기술력이나 지혜가 뛰어난 베테랑 민원인을 상대하기에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권위를 앞세운 공무원들은 받아들일 자세마저 없다보니 민원인과의 마찰은 당연한 것이다.
천안시 한 고위공직자는 80년대는 공무원의 기량이 월등히 뛰어나 민원인과의 '갑' 과 '을'이 분명했지만 90년대 들어서는 '갑' '을'이 대등하다가 2000년 이후부터 차츰 변화를 보여 21세기에는 민원인이 '갑', 공무원은 '을'로 뒤바뀌었다고 진단한다.
그에 대한 이유를 시험용 공무원으로 돌리고 있다. 모든 게 시험으로 통하는 사회다 보니 지혜보다 지식이 우선이라는 분석을 내놓고있다.
그렇다고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 되돌아보거나 배우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요즘 '갑'과 '을'관계 개선 움직임이 사회전반적으로 확산되고있다.
바깥세상은 변하는데 공무원조직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공직자를 영원한 '갑' 으로 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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