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뢰ㆍ믿음의 정치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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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신뢰ㆍ믿음의 정치가 먼저다

  • 승인 2013-05-08 19:05
  • 신문게재 2013-05-09 21면
건설업계가 힘겨워하는 모습이다. 어려운 곳이 어디 건설업계뿐이겠는가만은 신규 채용도 쉽지 않다고 하니 답답하기 그지없는 모양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건설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만 1000여명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건설경기 위축 현상은 지난달 발표된 '2013년 3월 및 1/4분기 산업활동동향' 자료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3월의 건설기성은 전월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수주의 경우 신규주택, 관공서, 토지조성 등에서 부진해 전년 동월 대비 24.1%나 감소세를 드러냈다.

건설업계의 불황으로 지난해 공사가 중단된 전국의 건축현장은 모두 790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4월 말 현재 공사가 재개되지 않고 방치된 곳이 442곳에 달할 정도다. 경기침체로 건설업체의 부도나 자금부족이 주된 원인이며 이는 곧 건설업계의 신규 채용을 막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국회에서 17조 3000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이번 추경예산이 새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마중물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도로,하천 등 사회간접자본시설(SOC) 투자를 대폭 줄이는 등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함에 따라 건설경기는 좀처럼 먹구름을 걷어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본래 건설업계의 호황은 마치 종합예술과 다를 바 없어 여러 요인이 충족돼야 가능한 일이다.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뿐 아니라 기업의 투자 활성화에 이르기까지 건설 경기를 되살릴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야 가능한 것이다.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문제를 비롯해 갑론을박인 경제민주화 등 지금과 같은 국정수행으로는 추경예산 집행이 빠르게 집행된다 해도 건설 및 나아가 경제 전반에 걸친 활성화를 견인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다 중요한 것은 움츠러든 기업의 투자심리를 풀어주고,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지하로 숨어든 돈을 밖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정부의 정치력이다. 그만큼 박근혜 정부가 아직은 기업이나 국민 모두에게 신뢰의 정치, 믿음의 정치를 심어주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신뢰의 정치,믿음의 정치가 경기 활성화의 첫 번째 요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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