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부지매입비로 300억원이 추경예산에 반영된 것과 관련, 지역이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7일 국회에서 과학벨트 부지매입비 300억원이 반영돼 통과되자, 대전시와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환영의 입장을 밝힌 반면, 민주당과 시민단체에서는 “환영할 일이 아니다”며 전액 국고 부담을 촉구했다.
▲대전시=대전시는 당초 국회 소관 상임위에서 700억원을 증액시켜 반영한 가운데 300억원만 통과됐지만, 대전시의 예산 분담 비율을 명기하지 않아 “의미있는 예산”이라고 평가한 뒤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한선희 과학문화산업본부장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1년 5월 과학벨트 거점지구 지정 이후 2년동안 사업이 답보상태였지만 이번 추경에서 300억원이 확정됐다는 것은 또다시 늦어질뻔 한 사업추진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 본부장은 “이번에 반영된 예산으로 토지 보상비 등 기반조성비의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사업 시행자인 LH가 정부와 협의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할수 있게 됐다”며 “내년도 본예산에 예산이 확보되는 것 보다 약 7개월 이상 당겨지는 효과를 보게 된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난해 연말 175억원의 정부 예산안을 대전시의 반대로 예산안에서 제외시켰던 것에 대해서 한 본부장은 “지난해는 예산서상에 정부 부담 50%를 명기하면서 나머지는 시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올해는 분담에 대한 부대의견이 없다”며 “다만 부대조건으로 부지매입 등은 유관기관과 협의해 조속 추진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은 중앙부처를 귀속하는 것이지 지자체를 귀속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벨트 기본계획상에 시는 정주여건 조성, 인프라 조성 등의 역할이 명시돼 있다”며 “유관기관이 대전시가 될 수 있겠지만 부지매입비를 지자체가 부담할 수 없다는 원칙은 분명히 제시했으며, 정주여건 지원 등 지자체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추경 통과에 대해 염홍철 대전시장은 “과학벨트 거점지구가 입지하는 지방정부로서 대전시민과 함께 환영한다”며 “국회 심의과정에서 당초 정부안에 없었던 부지매입비를 소관 상임위에서 700억원을 증액 반영한 이상민 의원을 비롯한 예결위 소위에서 끝까지 지켜준 박범계 의원, 새누리당과의 조율을 위해 노력한 박성효ㆍ이장우 의원, 막후에서 강력한 정치력을 발휘한 강창희 국회의장과 박병석 국회부의장 등 지역 국회의원들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정치권ㆍ시민단체=새누리당 대전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기대했던 부지매입비 추경 700억원 전액을 확보하지 못해 아쉽지만 환영한다”면서 “부대의견에 다소 애매한 표현을 달아 앞으로 원만한 부지매입비 확보를 위해서는 지역 정치권 공동의 숙제로 남게됐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상민 대전시당 위원장은 “과학벨트 합의안에 매우 유감이며 명확히 반대한다”며 “과학벨트 부지매입비 국가 전액부담이 확정되지 않았고 그 액수도 당초 미래창조과학위 700억원에 턱없이 부족해 과학벨트 추진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16개 시도위원장도 “이번 추경예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과학벨트 사업이 추경예산에서 국고 전액부담이 반영되지 않는 등 정상적인 추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적 명운이 걸린 과학벨트 공약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예결위 소위에 참여했던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야당의 추경 발목잡기라는 부담에도 배수진을 치고 얻어낸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이라면서 “앞으로 과학벨트 부지매입비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300억원 증액안은 사업 시작이라는 상징성 확보는 물론 앞으로 정부협상 과정에서 대전시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전 참여자치시민연대는 “절대 환영할 일이 아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과학벨트 부지매입비 전액국비지원을 즉각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상임위에서 편성된 700억원 중 400억원이 삭감된 것”이라며 “또한 부지매입비는 유관기관과 조속히 해결한다는 애매모호한 부대조건까지 달아, 결국 예산심의 마다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최재헌ㆍ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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