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길호 ETRI 홍보팀장 |
하지만, 지난주 ‘장애인의 날’엔 ETRI는 장애우들에게 뜻깊은 선물을 제공했다. 바로 시각장애우를 위한 “맞춤형 보행안내 시스템”이었다. 무려 11개 방송사 취재팀이 대전시청역에 모여 뜨거운 취재열기를 나타냈다. 시각장애우가 지하철에서 보여질 수 있는 기호, 문자, 숫자를 컴퓨터가 대신 인식해 음성으로 안내해주는 시스템이었다.
그동안 시각장애우를 위한 안내 도우미 시스템에는 여럿이 있었다. RFID를 이용한 인식시스템도 있었고 스마트폰 기반 점자인식, 착용형 컴퓨터, 지능형 보행보조 등 다양했었다. 하지만, 여기에도 일장일단이 있어온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 개발한 시각정보 시스템은 응용이 광대하다. 별도의 보조장치 없이 아이패드나 갤럭시 탭, 노트북 등 단말기만 있으면 된다. 눈을 대신해 카메라를 두 개 모자에 붙인 게 전부다. 이렇게 되면 카메라를 통해 인식된 다양한 글씨, 기호 등을 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 SW를 통해 돌리기만 하면 장애우에게 자동적으로 “5m 전방에 화장실이 있습니다.”라고 음성으로 서비스 해 준다. 또 지하철에서 나와 버스를 탈때도 버스 노선번호표를 보고 있노라면 “911번 버스가 도착합니다.”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이로써 장애우는 버스를 자연스럽게 탈수 있게 된다. 아울러 길을 걸을때도 “오른쪽으로 치우쳐 걷고 있습니다.”라고 말해줌으로써 평형을 유지하면서 걷도록 유도도 해준다. 장애우는 그동안 친구를 만날때도 먼저 알아볼 수 없었다. 친구가 오는지 왔는지 또 친구가 맞는지 알수 없었다는 말. 하지만, 이젠 친구를 내 PC에 미리 입력만 해 두면 “김건태 친구가 왔습니다.”라고 말해줌으로써 내가 먼저 친구를 알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장애우의 ‘내비게이션’이라 칭할 수 있는 본 기술은 이제 곧 상용화가 이뤄질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 본 연구과제가 종료되면 업체에 기술이전을 통해 실제 생활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적극 지원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장애우를 위한 기술이전이나 상용화는 업체 입장에서 성공여부에 부담이 많기 때문이다. 27만명에 달하는 장애우만 위한 기술은 정부가 적극 나서 주어야 하는게 답이 아닐까 한다.
아울러 연구진은 지하철역내의 기호나 문자나 숫자의 표기방법이 서로 다름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예컨대 시청역에는 명조체 이던 출구표시 숫자나 문자가 다른역에서는 고딕으로, 또 장소 표시 기호가 역마다 조금씩 달랐기 때문이다. 이런 사소한 표기부터 통일성 있게 전국적으로 진행된다면 따뜻한 ICT 기술이 장애우를 위해 빨리 또 쉽데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또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구글이 만든 ‘구글 글래스’가 우리에게도 시판이 된다면 본 기술을 구글 글래스에 입력하면 사용도 가능하다.
권은남 기자 silver@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