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지역 고용시장의 일자리 숫자가 전부가 아니라는 데 있다. 급증하는 고학력자에 맞는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1차 원인이다. 지난 1월 기준 대졸 이상 학력의 비경제활동 인구는 304만명에 달했다. 그런데도 교육, 구직활동, 직업훈련을 하지 않는 '니트족'이 느는 추세다. 지역 대학에서는 취업난으로 졸업을 늦추는 기현상이 보편화됐을 정도다.
지난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청년인턴제는 별 실속이 없었다. 취업자 통계만 부풀렸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근무 환경 면에서 청년층 일자리 질이 갈수록 떨어진 반면 학력 인플레이션은 가속화되고 있다. 청년층 하향 취업의 한계가 여기서 생긴다. 이러한 악순환에도 대책은 늘 미온적이었다.
단순히 보면 고학력자가 갈 만한 일자리는 취업 경쟁률이 치열해 청년실업이 증가하는 것이다. 조건이 안 맞아 불완전 취업조차 기피하는 취업 포기자들이 그래서 늘고 있다. 비정규직을 포함해 지난해 청년층 고용률은 전체 고용률에 크게 미달했다. 실업 또는 반실업 상태인 청년층이 신용불량자로 추락하는 일도 다반사다.
보다 큰 문제는 향후 경기가 호전되고 일자리가 더 늘더라도 여전히 불완전 취업 또는 실업 상태에 놓일 개연성이다. 7년 후면 대졸 이상은 50만명이 초과 공급되고 고졸 산업인력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 중소기업은 인력을 못 구해 일자리 미스매치에 허덕이는 신세다. 청년 취업 대책이 근본적ㆍ장기적이어야 함을 증명해주는 사례들이다.
청년취업률 높이기에서 특히 중시돼야 할 부문은 중소ㆍ중견기업 육성이다. 정부가 해외 진출 기업의 U턴 정책을 활발히 펼치고 지방 취업자를 겨냥해 기업 이전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청년실업의 악순환에 대해 청년층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설득할 수만은 없다. 오히려 청년층에 맞는 일자리 눈높이 맞추기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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