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는 24일(한국 시각) 밤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스피드스케이팅 종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부 500m 1, 2차 레이스에서 합계 75초34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왕베이싱(중국, 76초03), 올가 파트쿨리나(러시아, 76초08), 예니 볼프(독일, 76초13) 등을 여유있게 제쳤다.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동갑내기 친구 모태범(대한항공)과 함께 한국 빙속 사상 첫 대회 2연패다. 특히 이상화는 지난해 한국 여자 선수로 첫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올해 다시 역사를 새로 썼다.
이상화는 올 시즌 마지막 대회를 우승으로 마무리하며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올 시즌 이상화는 14번의 500m 레이스에서 세계신기록(36초80)을 세우는 등 12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경기 후 이상화는 “(우승해서) 정말 좋고 월드컵 파이널에서 기록이 저조해서 걱정을 했는데 기록을 낸 것 같아서 뿌듯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 500m에 집중하기 위해 1000m 출전을 포기한 데 대해서는 “올림픽에서는 1000m가 500m 다음이라 모두 출전할 수 있다”면서 “1000m보다는 500m에 집중할 계획이지만 끝까지 두 종목을 병행해서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쾌속 질주 비결에 대해서는 “다른 건 없고 마인드 컨트롤,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내년 소치올림픽에 대해서는 “올림픽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온 것 같다. 부담 갖지 않고 긴장 덜 하고 늘 하던 대로 임한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 나올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모태범 또한 24일 밤(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에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스피드스케이팅 종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 1, 2차 레이스에서 합계 69초76의 기록으로 일본의 가토 조지에 불과 0.06초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1차 레이스에서 1위와 0.14초 차를 뒤집은 역전 우승이었다. 모태범은 1차에서 얀 스메켄스(34초80, 네덜란드), 가토(34초92)에 이어 3위(34초94)에 머물렀지만 2차 레이스에서 34초82로 스메켄스를 0.24초 앞서며 뒤집기에 성공했다.
특히 올 시즌 부진을 딛고 일어선 우승이라 더 값졌다. 모태범은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 1차 대회 500m 2차 레이스 3위를 빼고 모두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대부분 10위권 밖으로 처지면서 승승장구한 동갑내기 이상화(서울시청)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스케이트날을 교체했다가 적응하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짜릿한 반전을 이뤄내며 진가를 발휘했다. 모태범은 이번 대회 1000m에서도 한국 선수 사상 첫 은메달을 따내며 부활의 전주곡을 울렸다. 모태범은 이상화와 함께 나란히 한국 선수 사상 첫 대회 2연패의 영광을 누렸다.
경기 후 모태범은 “부담감이 컸는데 이상화가 잘 타서 나도 동기 부여가 되고 침착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면서 “마지막 레이스는 욕심을 덜 부리고 집중해서 준비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금메달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면서 “올 시즌 순위 안에 든 게 첫 대회 빼고는 없을 만큼 부진했는데 마지막에 좀 웃으라고 잘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솔직히 3등이 목표였다. 1차 시기 타고 3등을 해서 2차에서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2연패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모태범은 “소치에서 금메달 따야지 그러면 조금 지고 들어가는 게 있는 것 같다”면서 “부담 없이 실수만 하지 말고 타자 했던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 최선을 다해서 매 경기 실수 없게 한다면 내 생각보다 좋은 결과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