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순오 대전자모원 운영위원장.연세 포유 원장 |
이는 노화가 진행된다는 것에 대해 이해하고 극복하려는 삶과 노화에 저항하는 희망과 노력을 포기하였을 경우의 삶의 비교에서도 우리는 이 노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후자의 경우 외부 독성자극에 대한 방어 의지가 저하되고 세포의 노화가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을 향해 급격히 진행되는 것을 주변에서 많이 목격할 수 있다.
우리는 참살이, 참늙기, 참죽기를 노화의 대응 방법으로 이해해야 하며, 기존 우리의 나쁜 습관이나 태도를 바꾸고 늙었다는 이유로 포기하지 않고 늦는 법이 없으므로 항상 새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야하는 것이다. 즉 나이 듦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아픔을 생명을 지키는 수단으로 알며, 노화가 죽음의 전단계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이의 예로서 젊은 사람들은 암 발생시 노인보다 사망률이 더 높은데 이는 세포가 독성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젊은 세포가 늙은 세포에 비해 사멸지수가 더 높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 동부 화이트 산맥에 속한 그레이트 분지에 집단 자생하고 있는 4000년 이상 된 브리슬콘 소나무도 좋은 예가 되겠다. 이는 해발 3000m가 넘는 그레이트분지 국립공원의 건조한 토양, 차가운 온도, 센 바람 등의 가장 나쁜 환경 조건 속에서 성장할 계절이 짧아 매우 느리게 성장하였기에 오랜 기간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도 천년 이상은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같은 수종의 소나무가 온화한 기후 적당한 습도 하에서는 300년 이상 살지 못한다고 한다. 이렇듯 생명체들이 생존을 위해 적응하고 투쟁적인 요소가 있었기에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고로 노화는 일련의 숙명적인 변화 과정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노화에 관여하는 확실한 유전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텔로미어(telomere)라는 염색체의 양 끝단에 위치하는 물질이 세포의 노화에 관여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이 부분에서는 세포분열이 진행될수록 길이가 점점 짧아져 나중에는 매듭만 남게 되고 세포복제가 멈추어 죽게 되는 것이 밝혀짐으로써 이것이 노화와 수명을 결정하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반해 체세포를 제외한 생식세포와 암세포는 텔로미어가 줄어들지 않아 무한증식이 가능한데, 이는 암세포가 증식할 때마다 텔로미어를 계속 생성해내는 '텔로머라아제(telomerase)'라는 효소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텔로미어를 생성하는 '텔로머라아제를 발견한 엘리자베스 블랙번 박사와 조스택 교수, 그리고 텔로머라이제 효소의 역할을 규명한 캐럴 그라이더 교수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노벨의학상의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를 이용해 암세포 억제는 물론 노화방지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간의 생명시계라는 텔로미어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부작용 없는 많은 암치료제가 개발되어 임상 실험이 시행되고 있다. 이와 같이 암의 존재조차 인간 수명연장 방법을 찾는 계기가 되었다 할 수 있겠다. 즉 암도 제2의 축복이라는 말이 현실로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오래 살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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