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인승민 교수팀은 18명의 실험대상자에게서 부비동 점막을 채취한 뒤 휴대전화와 주파수(1.8), 세기(SAR=1W/㎏)가 같은 전자기파에 노출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결과 휴대전화 전자기파가 코 점막의 점액섬모 운동을 억제해 각종 호흡기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람의 호흡기에는 미세하게 섬모가 나 있다. 섬모는 일정한 속도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공기에 섞인 이물질이나 유해물질을 걸러 외부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섬모의 정상운동 횟수는 초당 10~20회지만, 휴대전화 주파수세기에 최대 3일간 노출해 초고속 카메라로 섬모를 촬영해 분석한 결과 섬모의 운동량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전자기파의 영향으로 코점막의 섬모운동 횟수가 줄어들면서 호흡기에 염증이 발생해 비염, 부비동염, 인후두염, 기관지염 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전자기파가 세포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단백질인산화효소C(PKC)를 증가시켜 섬모 운동 횟수를 줄게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인 교수는 “전자기파가 인체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왔지만, 코 점막의 섬모운동을 억제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소아나 노약자, 호흡기질환이 있는 환자는 휴대전화 사용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이비인후과 국제학술지인 'Laryngoscope'(후두경) 2월호에 게재됐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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