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훈련은 병무청 마음대로? 직장인 예비군 '분통'

직장인 김모씨 눈치보며 휴가내고 충남까지 내려갔다 낭패 "나같은 사람 열명도 넘어” 병무청 “동원지정 수시 변경” 오히려 대상자에 책임 전가

병무청이 예비군 훈련을 하루 앞두고, 갑자기 일정 변경을 통보해 예비군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부분 직장인으로 예비군 훈련을 위해 일정을 어렵게 조정했지만, 사전 안내 없이 일방적으로 훈련을 바꾼 후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18일 향방 훈련이 예정됐던 김모(27)씨는 하루 전, 소속된 예비군 동대로부터 한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동원지정자로 선정돼 이날 훈련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김씨는 이미 회사에 출장명령서 등을 제출한 터라 갑작스런 훈련 변경에 당혹스러웠다. 또 직장이 있는 대전에서 훈련을 위해 주말 사이 주민등록지인 충남으로 내려갔기에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문제는 김씨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훈련이 예정됐던 직장인이 한두 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씨는 “눈치를 보면서 어렵게 허락을 받았는데, 어이가 없다. 나 같은 사람이 10명도 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무청은 모르쇠다. 동원지정이 수시로 변경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병무청이 내놓은 이유다.

병무청 관계자는 “지난 14일 동원훈련 대상자로 지정돼 훈련일정이 갑자기 통보됐다”며 “앞서 예비군 동대에서 훈련고지서가 발송됐지만, 동원대상 지정은 수시로 바뀔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대자나 전출자, 국외여행 등의 이유로 변동이 주기적으로 이뤄진다. 사정은 이해는 가지만 본인이 훈련을 선택해야 하는 사항”이라며 예비군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김씨가 당초 예정됐던 훈련에 참여했더라도 2박3일의 동원훈련 중에 단 6시간만 일찍 퇴소한다는 점이다. 김씨와 같은 직장을 다니는 예비군들은 회사 사전보고 등의 절차나 개인 일정도 배려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결정된 동원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예비군 동대 관계자는 “병무청의 늦은 전달에 예비군 대상자들에게 뒤늦게라도 알려야 하는 입장에서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