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18일 세종시 용포로 옛 행복청사에 문을연 충남대학교병원 세종의원 전경. |
세종시민들의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세종의원이지만, 응급의료센터 개념의 세종의원을 만들기까지 충남대병원과 세종시 사이에서는 서로 오고간 상처가 대단하다.
서울대 병원 유치가 그 이유다.
명품 도시 건설에 필요한 상징성 차원의 서울대병원을 세종시에 유치하려는 세종시와, 안방을 빼앗기는 아픔을 겪지 않으려는 충남대병원의 입장은 긴장감을 넘어 감정싸움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이라는 키워드가 지역에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지역 종합병원 의사들은 때로는 환자들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때가 많다. 의료에 대한 매뉴얼이 공개되고 있고 대부분의 질병 치료를 지역에서도 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지만, 환자들이 지방을 버리고 서울로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치료법을 알고 있는 의사에게 서울의 큰 병원으로 가기위한 추천서를 써달라는 권유는 지역 의사들에게는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지방 의사들을 자존심 상하게 하는 병원이 소위 서울의 '빅4'병원이다. 이 가운데 서울대 병원도 포함돼있다. 지방 환자들이 엄청난 시간과 돈, 노력을 지불하면서 찾아가려는 '빅4' 병원중 하나가 지방에 자리잡는다는 것은 무엇보다 지역 병원들에게는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지역 환자들이 서울로 가기 위한 창구로 활용될 수 있고, 소위 말하는 '블랙홀'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지역을 키우고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이 지방병원을 애용하고, 수준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일관된 목소리를 내왔다.
세종시는 지역민의 결집으로 만들어진 도시다. 정부에서 세종시 설치에 기존과 다른 밑그림을 그려 나갈때 지역민들은 힘을 모아 세종시의 원안 설치를 주장했다. 지방 분권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세종시였고, 거기에는 지역민들이 힘을 보탰다.
하지만 세종시가 만들어진 후 명품도시를 만들기위해서는 '충남대병원은 안되고, 서울대는 된다'라는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다. 서울대병원은 정부 예산까지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가며 '모셔오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지만, 충남대병원은 자비를 투자하면서 공간을 만드는데 '시큰둥'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충남대병원은 세종의원 운영을 계기로 2016년까지 500병상 이상의 제2병원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민의 힘으로 만들어진 세종시가 지역병원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일때다. 세종의원이 세종시와 상생하고 커가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김민영·행정자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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