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명의 계원은 곧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이미 계주의 행방은 묘연했다. 거주하던 집에 항의방문했지만, 계주의 가족들도 얼마 후 자취를 감췄다.
계주 오모(여ㆍ65)씨는 평소에 사람 좋기로 소문난 이웃이었다. 2000년대부터 지인들과 돈을 모아 계를 운영했고 특별한 직업은 없었지만, 당시 잘 나가던 계주였다. 남편과 자식들도 있던 주부로 평소 이웃들과 관계도 좋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랬던 오씨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오씨는 500만원, 1000만원, 2000만원 등 일수계를 운영 중이었다. 피해를 본 계원들만 105명에 경찰이 확인한 금액만 12억2000여만원이다. 5년여간 도피생활을 하던 계주 오씨는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보령경찰서는 28일 일수계를 운영하다 돈을 갖고 사라진 오씨를 사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2007년부터 1년여간 보령 웅천읍에서 '일수계'(계원이 돌아가며 매일 한 명씩 돈을 타가는 방식)를 운영해 자영업자, 상인 105명에게 12억2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조사결과 오씨는 2000년대부터 다수의 계를 운영했던 직업이 '계주'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씨는 2008년 2월부터 도피행각을 벌여왔고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으며 경찰수사망을 피해왔다. 경찰은 5년여간의 끈질긴 수사 끝에 지난 27일 경기도 수원에서 오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오씨 검거 당시 압수수색을 통해 현금 567만원과 통장 등을 압수조치했다.
보령경찰서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이 서로 알고 있던 자영업자, 상인들”이라며 “정확한 범행 동기와 돈의 행방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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