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산된 도청특별법 처리 '충청권 공조' 압박 나서야

법안소위 재정부담 탓… 내달 임시국회로 넘겨

'도청이전특별법 개정안' 처리가 또다시 무산되면서 대전시와 충남도의 실망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시는 이례적으로 강창희 국회의장이 법률안을 발의한 만큼 반드시 통과될 것으로 믿었고, 충남도 역시 민주통합당 박수현 의원(공주)이 기존 개정안을 수정한 법률안을 발의해 처리 가능성에 내심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법안소위를 열어 '도청이전을 위한 도시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3개 개정안에 대해 병합심사를 벌였으나, 통과를 보류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은 막대한 정부 예산 부담과 타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강력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토부에서 추가적인 지원 기준안을 만들어 오면 다시 논의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따라서 '도청이전특별법 개정안'처리는 4월 열리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됐으며, 국토부에서 어떤 대안을 가지고 오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그러나 지자체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청사신축비와 진입도로 비용, 옛 도청사 활용에 한계가 있어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법안 관철이 절실하다.

강창희 의장이 발의한 법률안은 도청사 신축비와 부지매입비 등 도청을 이전하는데 필요한 비용의 전부를 국가에서 지원하고, 종전부동산 활용계획을 국가가 수립하도록 했다. 강 의장 발의안은 국가의 총 재정부담액이 3조5000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박수현 의원의 법률안은 도청사 신축비와 부지매입비, 진입도로 비용 등을 전액 국비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종전 부동산 활용에 필요한 비용을 국가가 부담한다는 의무조항이 빠져 있어 대전시가 반대 입장이다. 박 의원 발의안은 5812억원의 국가재정이 소요된다.

지역 최대현안인 '도청이전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관철하기 위해선 지자체는 물론 지역정치권이 초당적 협력을 통해 공조의 끈을 보다 견고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수현 의원실 관계자는 “3개 법안을 병합심의 했으나 재정부담, 형평성 등의 이유로 기재부에 반대해 처리가 보류됐다”면서 “법안 통과를 위해 정부에 대한 강한 압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 처리 보류로 대전시와 충남도는 크게 실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국회의장이 발의한 사안이어서 실망감이 크다”며 “3월 시도 관계자 협의를 통해 법률안 수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박수현 의원 발의안이 최적안으로 보고 기대가 컸는데, 아쉬움이 많다”며 “정부의 지원 기준안을 지켜봐야 겠다”고 전했다.

박태구·김민영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