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관음보살좌상 “일본에 반환 금지”

부석사 가처분신청 수용… 취득경위 조사 불가피

대전지방법원 제21민사부(김진철 부장판사)가 서산 부석사가 신청한 관음보살좌상의 일본 반환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일본이 관음보살좌상을 취득한 경위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법은 26일 대한불교조계종 부석사가 우리나라를 상대로 낸 유체동산점유 이전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원고 청구를 들어줬다.

일본 관음사가 정당하게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을 취득했다는 것이 소송에서 확정되기 전까지 일본으로의 점유이전을 막아달라는 서산 부석사의 요구를 수용한 결정이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금동관음보살상을 보관하고 있던 일본 관음사가 이 불상을 정당하게 취득했다는 것을 소송에서 확정해야 한다”며 “그전까지 채무자(우리나라)는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상에 대한 점유를 풀고 부석사에서 위임하는 집행관에게 인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음보살좌상이 복장 발원문을 통해 고려시대 1330년 서산 부석사에서 조성돼 봉안된 사실이 밝혀진 만큼 철저한 조사와 유출경위 확인이 이뤄진 후에 반환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부석사 주지 주경스님은 “소유자가 분명하게 밝혀져 있는 만큼 일본으로의 반환 여부는 그 유출경로를 정확히 밝힌 연후에나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법원은 이러한 필요성을 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사회 각계에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범국민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관음보살좌상 유출 경로에 대해 조사해 줄 것”을 요구했다.

서산 부석사는 금동보살좌상은 복장 발원문을 통해 고려시대인 1330년에 서산 부석사에서 조성되어 봉안된 사실이 밝혀진 불교 성보라며 신도들의 보시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 명백하게 명문으로 기록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