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같았으면 '새집'으로 이사하는 의미있는 행사여서 당연히 잔치 분위기여야 하지만, 경찰의 장학사 시험비리 수사와 두 차례 소환조사를 받은 김종성 교육감의 음독에 따른 중태상황에서 도교육청 분위기는 차분하다 못해 고요할 따름이다.
22일 도교육청 신청사는 차분한 가운데 막바지 이사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대전에서 출발한 이사 차량이 도착하자 물품과 집기 옮기는 소리만 들릴 뿐 신청사 건물 내부는 그야말로 절간 분위기다.
몇몇 직원들이 모여 장학사 비리 관련 경찰 수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지만, 직원들은 대체로 말을 아끼며 이삿짐 정리 작업에 열중했다.
경찰수사로 도교육청 직원들의 사기가 꺾일대로 꺾인 모습이었다.
이런 와중에도 일부 직원들은 신학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도교육청 한 직원은 “전문직 시험비리에 대한 경찰의 수사로 일손이 잡히지 않지만, 신학기도 준비하지 않을 수 없어 차분한 가운데 이삿짐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청사 이전 환영식도 전격 취소됐다. 도교육청은 당초 교육감실 이전에 맞춰 20일 김종성 교육감을 비롯한 홍성교육지원청 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식 행사를 열 계획이었으나, 장학사 인사비리에 대한 경찰수사로 사회적 파장이 커지자 전격 취소한 것.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도교육청 이전작업은 23일을 끝으로 완전히 종료됐다. 이사 기간은 총 10일간이며, 이사 물량만 5t 트럭 119대 분량으로 방대한 규모다.
도교육청은 장학사 시험비리에 대한 경찰수사가 진행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30년간 대전 문화동 시대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내포시대를 열게 됐다.
한편, 내포신도시 도교육청 신청사는 홍성군 홍북면 3만8226㎡ 부지(연면적 2만7898㎡)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2011년 4월 착공돼 지난해 12월 준공됐다. 주차공간은 지하 143대, 지상 275대 등 총 418대를 확보했다. 충남도청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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