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 등 전국 시·도에서 교육감과 관련한 인사비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인데 조만간 이에 대한 논의가 공론화되는 분위기이다.
직선제 폐지 여론에 기름을 붓게 된 계기는 우리나라 교원 최대 단체 회장이 이 문제를 거론하면서부터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최근 서울교육청에서 기자들을 만나 “최근 일부 시·도 교육감들의 인사 비리가 드러나고 교육감 선거가 정치권이 대리전 양상으로 변질됐다”며 “현행 제도로는 아무리 훌륭한 교육자도 선거를 치르는 동시에 보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교직원·학부모만 참여하는 간선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김종성 충남교육감이 전문직 인사 비리 연루 의혹으로 검·경 수사를 받고 있고 이 과정에서 음독을 기도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나근형 인천교육감과 고영진 경남교육감 역시 인사와 관련해 일부 인사에 대한 근무평정을 조작토록 지시한 정황이 포착돼 수사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한국교총 회장이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거론한 것은 이같은 폐해에 따른 것이다.
이 문제는 조만간 교원들의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다음달 9일 서울에서 한국교총 전국 시·도 회장단 모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직선제 폐지와 관련한 의견을 나누고 교총 차원의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지역에서는 교육감 직선제 폐지에 대해 냉랭한 분위기다.
교육자치 실현과 교육계 위상 제고를 위해서는 현 제도 유지 쪽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하헌선 대전교총 회장은 사견임을 전제해 “시장이 시민들의 직접 투표로 뽑는 상황에서 교육감 선거를 간선으로 한다면 두 수장의 격이 맞지 않다”며 “교육계 위상을 위해서라도 직선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하 회장은 이 문제와 관련 일선 교원들에게 SNS, 이메일 등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 여론수렴에 나설 방침이다.
전교조 대전지부 수장도 직선제 유지에 힘을 싣고 있다.
김영주 전교조 대전지부장은 “교육감 선거를 간선제로 바꾸면 교육자치 실현에 퇴행하는 처사로 지방자치 큰 틀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선제 실시로 교육감 비리 근절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 지부장은 “어느 선거가 마찬가지로 측근에 의한 수장의 인사비리 개연성이 남아 있다”며 “과연 간선제를 시행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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